건강
아침, 가볍게 몸을 일으켜 달린다.
숨결은 바람을 가르고, 발끝은 흙의 체온을 느낀다.
이윽고 숲길에 이른다.
초록이 깊게 내려앉은 이 길 위에서 나는 천천히 걷는다.
나뭇잎 사이로 흘러드는 햇살,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이름 모를 새소리들이 나를 둘러싼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혹시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아오느라 정말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기쁨은 저 멀리 있는 줄 알고, 행복은 이뤄야 할 무언가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걷다 보면 알게 된다.
나를 쉬게 하고, 웃게 하고, 고요하게 하는 것들이 이미 내 곁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오늘 아침, 나는 내게 가장 귀한 선물 하나를 새삼 느낀다.
바로 건강.
내 숨이 고르게 이어지고, 내 다리가 나를 이끌고, 내 눈이 빛을 담아낸다는 이 사실이 그 무엇보다 감사하다.
세상이 잠시 조용해질 때, 비로소 마음이 들려준다.
너는 살아 있고, 그 사실만으로도 너는 충분히 축복받은 존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