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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May 17. 2024

나만큼 내 인생을 고민해 봤어?


"야, 진작 나하고 상의하지 그랬어! 너 완전 실수하는 거야."
"이종범(야구의 신)은 뭐 아무나 되냐?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지금 네 나이에 너 자신을 찾겠다고 하는 게 문제라는 생각은 안 들어?"
"미쳤어? 그 좋은 조건을 왜 스스로 포기하려고 해?"
"조급해하지 마. 천천히 무르익은 다음에 해도 늦지 않아."


인생길을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다들 이쪽으로 가라, 저쪽으로 가라 난리다. 한참을 서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국 하나의 길을 선택한다. 다시 걷다 보면 또 다른 갈림길이 나온다. 두 갈래, 세 갈래, 네 갈래 갈수록 가관이다.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나를 걱정해 준답시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다들 자기 코가 석 자일텐데 그런 친절을 베풀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조언은 크게 두 가지 경우, 내가 먼저 조언을 구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로 나뉜다. 조언을 구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솔루션을 나열하는 사람은 100% 꼰대라고 보면 된다.


내가 먼저 조언을 구했을 때도 다시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나의 관점에서 함께 고민해 주는 사람과 자신의 관점을 관철시키려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내 이야기에 집중해 스스로 나만의 답을 찾도록 '코칭'하는 반면, 후자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심취해 보편타당한 정답을 '티칭'한다.


지구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태어난 시간과 장소, 자라온 환경과 시대는 물론 외모와 성격, 성향까지 모두 다르다. 앞서 간 사람의 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 같지만, 정확히 동선이 일치하는 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만큼 내 인생을 고민해 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말을 전적으로 따르면 된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라는 노래 가사처럼(이거 알면 아재 인증) 그 누구도 나만큼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혹시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내가 왜 사는지 모르겠다고? 그러면 과연 누가 그것을 알려줄 수 있을까? 내 인생의 최고 전문가는 바로 나 자신이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이 없도록 내가 치열하게 나에게 묻고 내가 맹렬하게 나에게 답해야만 한다. 타인이 나에 대해 함부로 지껄이지 못하도록 나만의 언어로 내가 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이자 무이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나도 입조심해야지. 특히 우리 아이들한테는 더더욱!





[이학기 반장 연재]

월 : 이학기 스쿨의 월요일 진로반
화 : 이학기 스쿨의 화요일 독서반
수 : 이학기 스쿨의 수요일 작가반
목 : 이학기 스쿨의 목요일 직장반
금 : 이학기 스쿨의 금요일 고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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