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초등 1학년 적응기

학교와 학원, 다시 적응하는 날들

by 히읗

초등학교 1학년 입학 후, 1학기는 그야말로 우당탕탕 적응기였다.


아는 친구 한 명도 없는 낯선 공간에서 시작한 학교생활. 아이는 학교 가기 싫다고 버티는 날도 있었고, 집에 와서는 “친구가 없다”며 울기도 했다. 걱정된 마음에 첫 학부모 상담은 대면으로 신청해 선생님을 직접 찾아갔다. 선생님은 “잘 적응하고 있고, 친구들에게도 먼저 다가가며 같이 놀자고 한다”라고 안심시켜 주셨다. 그 말에 마음이 조금 놓이기도 했다.


1학기에는 비록 아이들끼리만 치르는 행사였지만, 처음 경험하는 체육대회와 교실을 벗어나 자연을 만난 숲체험 등 아이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이 많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뛰어놀다 보니 어느새 긴긴 여름방학이 찾아왔다. 방학 동안에도 학원을 꾸준히 다니며 배우는 습관을 이어가려 했고, 집에서 하는 학습과 책 읽기도 매일매일 계속했다. 하지만 개학이 다가오자 아이는 다시 걱정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엄마, 이제 얼마나 있으면 학교에 가? 학교 가기 싫은데...”


그리고 찾아온 개학 첫날, 아이는 가기 싫다며 칭얼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등교를 했다. 그러나 첫 주가 채 지나기도 전에 다시 “학교 가기 싫다”며 교문 앞에서 울며 버텼다. 결국 외할머니가 연락을 주셨고, 1학기 때처럼 교실까지 함께 들어가 한 시간가량 곁을 지켜주셔야 했다. 회사에서 연락을 받은 순간부터 마음이 답답해졌고, 집에 와서는 혼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다시 학교에 잘 가자고 아이와 약속을 했다.


며칠 동안은 다시 잘 다니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학원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연락이 왔다. 학교도, 학원도 이제는 잘 적응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한 번씩 찾아오는 버팀에 마음이 허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날도 회사에서 돌아와 마음을 다잡고 아이에게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


“엄마가 회사에서 맡은 일을 책임지고 열심히 하는 것처럼, ○○도 학생으로서 학교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어. 공부하는 것도 그 역할이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함께 생활하는 것도 배우는 거야. 학교라는 곳은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야. 함께 생활하면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면서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훈련하는 곳이지.


친구가 있어야 같이 놀 수도 있고, 어려울 때 서로 기대기도 하며,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 나눌 수 있어. ○○도 엄마 친구를 만난 적이 있지? 그 친구들도 학교에서 만나 친해져서 어른이 된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거야. ○○도 학교에서 그런 친구들을 사귀게 될 거고, 어른이 되어서도 친구는 반드시 필요해. 어렸을 때부터 함께한 친구가 오래도록 곁에 남아 큰 힘이 되어주기도 하거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들어. 학교는 그런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연습을 하는 곳이니, 가기 싫어도 꼭 거쳐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엄마가 학교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건 그냥 억지로 시키는 게 아니라 ○○를 위해 꼭 필요한 거라서 그런 거야. 나중에 더 큰 어른이 되면 ○○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스스로 정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엄마 말이 싫어도 따라줬으면 해.”


솔직히 그날의 내가 뭐라고 얘기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건 학교라는 곳은 친구를 사귀기도 하고, 내가 앞으로 살아나가기 위해 배우는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내가 한참이나 길게 이야기했는데, 아이가 정말 알아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알겠어”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울음을 삼키는 모습이 애틋했다. 그렇게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나선 후, 지금 9월이 된 지금까지는 큰 무리 없이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


육아를 하기 전에는 사회라는 곳이, 회사라는 곳이 가장 힘든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엄마가 되고 보니, 개인적으로 육아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라는 걸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투성이 이고, 아이가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가르치고, 설득하고,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늘 버겁고 때로는 지치지만, 동시에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길이기도 하다. 회사에서 배울 수 없는 인내와 책임, 그리고 진짜 삶의 의미를 육아 속에서 하나씩 배우고 있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학교에서의 특별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