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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싱가폴8 & 말레이시아2_ 에필로그

하루에 싱가폴과 말레이시아를 경험하며 느낀점들

6일 차 - 말레이시아 말라카로 넘어가서(경유) → 쿠알라룸푸르(부킷빈탕) 밤거리 관광 → 익일 인천공항으로
싱가폴 → 말라카 버스 티켓

전날 버스 예약을 하고 잤다가, 오전에 숙소에서 일어나 버스 탑승 장소로 늦지 않게 달려왔다. 그런데 아뿔싸! 버스가 출발해 버린 것 ㄷㄷ... 싱가폴 시외버스는 탑승 시각 정각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더 일찍 오지 않은 내 탓으로 체념을 한 표정으로 툴툴거리고 있었는데, 이 셔츠 차림의 친구가 "Hey, Did you miss the bus to Malacca?(미쓰 더 버스 뚜 말라까? 이 발음이 포인트...)" 하며 버스를 놓쳤냐고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싱가포르 시외버스 정류장서 만나게 된 말레이시아 친구

'아하, 이 친구도 놓쳤구나?' 하고 생각하며 조금 대화를 나눴다. 여행객이라니 어디서 왔냐고 했고, 자긴 말레이시아 사람이고 여기 싱가폴서 일하는데 본인도 버스를 놓쳤다고. 그날 말라카로 가는 버스는 시간 차이가 많이 났거나, 다음날에 있었기에 나 역시 그날 말라카를 거쳐 쿠알라룸푸르로 올라가야 했다. 하지만 나에게 실망하지 말라면서 오히려 그렇게 나쁘지 않은 상황일 수도 있다고 했다. 어차피 국경까지 차들이 너무 막힐 것이고, 거기까지 걸어가서 타면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거라면서. 다행히 난 배낭만 있어 짐이 가벼워서 걷는데 힘들지 않았고, 그렇게 난 그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여기가 싱가포르서 나가고 들어오는 국경

걸어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싱가포르서 나가는 국경에 도착했고, 여권만 보여주고 간단히 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말레이시아 국경으로 향하다

그리곤 이렇게 나와서 국경 도로를 30분쯤 걸어갔는데, 보다시피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근처로 나가는 차들이 꽉 막혀 느림보 운행을 하는 게 보였다. 아까 버스를 타서 그때까지도 국경에 도착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의도치 않은 여정이 여행을 더 빠르게 이끌 수도 있는 법!

말레이시아로 나가고 들어오는 국경
말레이시아 도시 곳곳으로 향하는 버스들이 대기하던 시외버스 정류장

그렇게 곧 출발하는 말라카행 버스에 탑승했다. 말레이시아의 이 우등형 버스는 싱가폴 버스값의 1/3 정도(싱가폴서 탔으면 SGD 20; KRW 18000원 정도인데, 여기선 6000원. 두 나라의 인당 GDP 경제규모 차이와도 비슷), 아니 그 이하였던 듯. 처음 만난 맘씨 좋은 이 친구는 내 버스비도 흔쾌히 내주었다. 원래 여행지에서 아무나 무턱대고 따라가면 안 되지만 안전한 외부였고, 혹여나 싸우게 되더라도 내가 이길 수 있겠다 판단했다(무서운 사람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정말). 이 친구의 옷차림과 신분증과 사원증을 보며 좀 안심하고 대화하면서 좋은 사람일 것이라 예상하고 따른 것이다. 신분증에 적힌 대로 그는 26세이며, 싱가폴 래플스 플레이스의 금융가 분야에서 일한다고 했었다. 이렇게 밝은 외부이고, 신뢰할만한 사람이라는 것이 여러 정보에서 파악되면 따라도 된다. 이 친구 덕분에 그렇게 난 다행히 쿠알라룸푸르로 올라갈 수 있게 된다.


 탑승한 버스 안에서 해외로 히트를 친 SBS의 <런닝맨>을 보여주는 이 친구를 보며, 한류를 다시 한번 실감했었다. 그리고 진심으로 이 친구가 한국을 좋아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곤 내가 처음 한국인이라고 했을 때 미소를 지으며 마음을 여는 것 또한 그때 오버랩이 되어서 더 이해가 잘 되었다. 친구는 그때 이후 지금은 아쉽게도 고인이 된, 걸그룹 f(x)의 설리가 그렇게 좋다고 했었다. 정말 헤헤 웃을 정도로 밝게 웃었던 그였다.

말라카에서 헤어지면서 그와 한 컷, 배웅을 나왔던 그의 가족들

버스는 3시간 반 뒤쯤 말라카 정류장에 도착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내게 친절을 베풀고 배려해 준 그에게 난 고마움의 인사와 함께, 아까 내 버스비를 내 준 그 이상의 내가 가진 나머지 싱달러SGD 25 이상을 그에게 쥐여주었더니 그는 놀라며 나에게 고마워하였다. 나보다 어린데 자신의 나라를 대표해서 베푸는 이 친구가 고마워서, 당연히 난 그 이상 보답해주려했던 것. 이렇게 그 나라의 사람이 친절을 베풀면, 그렇게 그 나라와 사람이 기억되는 것이다. 그를 맞으러 운전해서 나온 가족들께도 인사를 드렸으며, 그들이 계속 건강하시길 바란다!

쿠알라룸푸르행 티켓 구매 후 더워서 아이스크림도 구매

 한편, 원랜 저녁 전까지 세계문화유산 도시인 말라카를 구경하고 쿠알라룸푸르로 올라가려 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바로 올라가야 했다. 아쉽지만, 이 도시의 방문은 다음 기회로...

말라카 → 말레이시아행 버스에 바로 탑승

2시간 정도 걸려서, 버스는 늦은 시간인 자정 가까이에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이로써 쿠알라룸푸르를 여행하는 건 두 번째가 되었다. 몇 년 만에 다시 보는 쿠알라룸푸르.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내가 직접 떠난 해외 도시는 처음인 이곳은 두 번째라고 이젠 그때보다 익숙해졌고, 그 사이 다른 나라들도 봐선지 말레이시아라는 나라를 그중에서도 더 잘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때의 내 체력도 정말 좋았다. 저녁에 버스에서 잠을 잔 것으로 피로를 다 회복했고, 쿠알라 시내를 더 보고 싶었다. 어차피 그때 자도 몇 시간 못 자고 새벽에 일어나야 하지만, 밤거릴 좀 돌아보고 일찍 공항에 가서 졸다 비행기에 타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숙소를 찾아 큰 짐을 맡기고, 보조가방만 들고 나와 쿠알라 시내의 번화가인 부킷빈탕을 좀 돌아보기로 했다.

부킷빈탕 근처의 한 숙소에서 친절한 직원이 짐을 맡겨주었다(중요한 짐은 직접 소지해야)

부킷 빈땅, 말레샤의 밤 문화가 있는 쿠알라(KL) 시내의 번화가, 한국의 홍대 같은 곳. 몇 년 전에 갔을 때 보다, 모바일 마케팅으로 홍보하면서 고객을 끌만 한 간판들이 더 생긴 거 같았다. 또한 시간과 장소가 바뀌어도 어디든 남녀, 술, 그리고 유흥이 있다는 건 진리.


 그리곤 숙소로 돌아와서 간이 장소에서 한두 시간 졸다가, 탑승 2시간 반 전쯤 공항으로 출발했던 거로 기억한다. 시내에서 공항까지는 1시간이 안 걸리기에.

KLIA(쿠알라룸푸르 공항)로 다시 가는 길. 공항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레지만,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아쉽다.

공항 전광판 역시 설레는 것 중 하나!

저가항공을 탔기에, 기내에서 판매한 말레샤의 컵라면을 사 먹었다. 그중에선 그나마 이런 매콤하게 무난한 맛을 추천. 과일과 조화된 맛의 라면은 한국인에게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또한 대체로 내가 만난 한국인들도 맛이 별로라고 했다. 라면에 라임(레몬), 오렌지, 사과, 코코넛 등 시큼한 맛의 과일 및 조미료를 넣은 듯한 음식으로 나오기에 한국인은 호불호가 갈릴 거라고 생각. 개인적으론 밥과 고기가 같이 나오고, 조미료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을 권한다. 조금의 소금과, 농도가 진하지 않은 간장(Soy sauce) 등으로 맛을 조절할 수 있으면 좋을 듯.


에필로그


싱가폴은 중화권 국가로서 뿌리로서는 중국의 영향이 아무래도 가장 크다. 또한 중국 및 말레이시아를 경험한 이후, 인도를 경험한 이전, 또 작년에 다녀온 대만에 비교해 생각해서 적을 수 있겠다. 특히 대부분이 중국계이며, 말레이시아계와 인도계가 다음으로 많은 나라인데 실권을 잡은 중국계 인물인 국부 리콴유 초대 총리부터 현재 그의 아들인 리셴룽 총리까지 이어지는 싱가폴 정부의 싱가폴의 기반을 닦고 이어오는 훌륭한 정치력을 빼놓을 수 없다. 이건 강력한 공권력으로 싱가폴 국내를 통제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동아시아에 위치해 있지만 영국 등의 서방의 영향을 받아 자유주의의 장점을 모조리 흡수하여, 자유무역 등으로 연결해 동양 그리고 서양이 오고 가는 무역의 통로로 나라의 가치를 최상으로 높인 국가라고 생각한다.


 또한 여기서 사는 싱가폴인들 또한, 국가의 그런 정책을 통한 교육을 받아 살아온 국민들로서 아주 합리적이고 대만 그리고 홍콩인들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싱가폴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잠재력이 크나, 싱가폴의 발전한 장점들을 흡수하는 것보다는 정치 권력층에서 통제 및 좋은 정책을 반영하는 것에는 싱가폴 만하게는 어렵기에 두 나라의 경제규모 면에서는 차이가 쉽게 좁혀지는 거 같진 않다. 그래서 나라는 리더가 누구이고, 자유시장 경제주의를 빨리 도입하고 한 편으론 잘 통제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런 면에서 또 난 싱가폴이 대만과 상당히 유사하고 합리적인 국가라고 생각했다. 정치 및 정책적으로 배울 게 참 많은 나라라고 느꼈다.

 2024년 4월, 리셴룽 현 싱가폴 총리는 로런스 원 부총리를 차기 총리로 지목한다고 했다. 이로써 리콴유 가문의 51년 가문 통치는, 합리적인 이양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선진국의 정치는 바로 이런 사례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리즈는 아마도 중화권의 뿌리인, 중국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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