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온라인서 10여 년 전에 알게 된 친구가 내가 근무하는 판교까지 자전거를 타고 이 더위에 먼 거리를 와주었다. 엄청 오랜만에 보는데 또 여기까지 와준다는 게 너무나 고맙고도 반가워서, 근처에서 내가 아는 가장 맛있는 음식집을 찾아 대접해 주었다. 맛있는 식사 대접이 그때 내겐 그에게 최고의 베풂이라 생각했기에. 그저 내가 밥을 사준다고 시간을 내달라 했더니 아이 출산으로 저녁때는 어렵다며 점심때 와준 것이다. 다행히 이 친구는 이 맛집에서 짬짜면에, 밥에, 군만두까지 남김없이 맛있게 먹어주었다.
여기 가신다면 난 짬짜면 지옥1단계를 추천. 무조건, 그래야만 한다. 이 탱글한 면발에, 생기있는 짜장면과 짬뽕 색을 보시라.
오래전 난 열정 많은 대학생이었고 '대학생 자기 경영 클럽'이라는 모임의 부운영자로 활동했다. 동갑인 이 친구는, 금융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고 훤칠하고 자신감 있는 인상으로 기억이 남았었는데 지금도 그때 모습과 비슷했다. 그 이후로 꾸준한 금융 공부 및 여러 경험을 통해 본인 자신은 물론, 주변에 '본인의 업'을 구축해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한 컨설팅을 이어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의 적당하고 과하지 않은 자신감을 통해 어렴풋이 그간의 성장 과정을 알 수 있었다. 내게 뭘 바라서 여기까지 찾아왔다기보다도, 그저 얼굴 보면서 식사를 원했다는 그의 말과 오히려 그가 잘 살고 있다는 모습을 보며 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아메리카 대륙을 돌 때의 여행부터,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 아버지와 히말라야를 다녀온 내용까지 다 알던 이 친구. 사람이 나에 대한 관심과 행동을 준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난 그런 말과 더불어, 최근 친구가 출산의 경사까지 생겼다는 소식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이후에 기회가 되면, 아이 촬영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쁘게 일하며 일상을 살다가도, 이런 반가운 지인의 소식과 교류에 한 템포 쉬어가는 쉼을 가지며 코로나 팬데믹의 하루를 이겨내기도 한다. 이런 교류는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