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차 - 괴레메 박물관, 4륜바퀴 ATV투어 그리고 페티예로
어제도 벌룬이 떴었는데, 오늘도 떴다. 그래서 일찍 숙소에서 일어나 '꿈의 상징' 벌룬들을 이번엔 다른 각도에서 촬영하기로 했다. 카파도키아 4일 여행 중에 그것도 비수기인데 2일이나 뜨다니... 너무 감사하고 감격하는 새벽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 아름다운 그라데이션 빛깔로 뭉게뭉게 떠오르는 거대하지만, 작은 풍선들!!
오늘까지 괴레메에 있다가, 저녁에 페티예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렇게, 벌룬을 타서 볼 때와 다른 장소로 와서 보는 벌룬은 또 다른 멋이 있다.
다시 만날 거라던 이스탄불공항에서 만났던 승균이형을 숙소에서 반갑게 또 만나, 같이 <괴레메 야외박물관>으로 가는 길. 특히 푸른색의 눈같이 보이는 건 악마의 눈의 의미를 상징한다는 '나자르 본주'라고 한다. 터키 사람들에게 일종의 미신과도 같은, 토테미즘의 믿음을 보여주는 도구이다. 불운을 막아주고 행운을 들인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신비해 보이는 장신구가 있는 건 샤머니즘의 미신을 좀 믿는 터키인들의 풍습을 반영하는 모습이다.
<괴레메 야외박물관; Gorome Open Air Museum>
입구에서 20리라 정도 표를 사서 입장했던 거로 기억한다. 이슬람교의 박해를 피해 도망 다니던 기독교도들이 숨어 지내던 동굴 주거지들이 모인 곳이며,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한 번 가봐도 좋을 거 같다.
어느새 점심때가 되어 허기가 져서 괴레메 시내로 돌아와 음식점을 찾았다. 이곳은 역사가 30년이 넘었다고 들은 거 같다. 나이가 지긋하신 동네 할아버지 같으신 사장님이 입구에 들어서자 우릴 잘 맞아주셨다. 가게 앞에는 이렇게 인근 타운 도자기로 유명한 아바노스의 작은 도자기들을 다 여기에 모아놓은 듯한 진풍경이 펼쳐졌다. 수십 연 간 손님들이 '도자기 케밥'을 먹은 그 도자기들에 기록한 소중한 내용들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선 '국물 있는 한국식 뚝배기'를 시켜 다소 느끼했던 속을, 얼큰하게 풀리는 찌개같은 음식으로 속을 좀 달래고 든든하게 해주었다.
맛있는 식사에 차이 한 잔으로 마무리를 하니 배가 불렀고, 이내 나른했다. 앉아서 좀 쉬다가, 생각해 두었던 ATV투어(4륜형 쿼드 바이크)를 하러 형과 가기로 했다. 카파도키아의 ATV투어, 역시 반드시 해야 할 Must do 액티비티이기도 하다.
다시 짐을 챙기러 온 숙소. 앞에 있던 개를 보며 '이제 정들었는데 널 언제 또다시 볼 수 있을까?'
이제 페티예로 가는 야간버스를 타러 가야 하기에, 모든 직원분들께 작별 인사를 하고 숙소에서 나왔다. 여행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챙겨주신 사장님과 지인분들께 특히 감사했다. 참 친절한 분들이었고, 호객이 아닌 진심으로 내 여행에 도움을 주려 하셔서 좋았다. 꼬리를 흔들어가며 반겨주던 개들까지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배낭과 짐을 챙겨 나왔다.
또한 숙소에서 만나 더 친해진 현수, 승균이형 등 소중한 인연들은 덤이다.
여행은 역시 이런 맛에 하는 것이다.
페티예로 떠나기 전 인연들과 저녁 식사. 메뉴는 사치타와 였던 듯하다.
터키식으로 고기와 야채를 넣고 오븐에 데워서 나왔던 거로 기억하는데 그리 느끼하지 않고 간도 돼서 맛있었던 거 같다.
언제나 신비롭고 아름답던, 스머프가 튀어나올 듯한 괴레메 마을의 풍경
1~2일 전에 예약해두었던, 페티예행 버스에 탑승. 버스 회사가 많기에 잘 골라 예약해서 이용해야 한다.
패러글라이딩의 성지, 괴레메에서 페티예까지는 10시간 정도.
<터키 시외버스 이용 팁>
난 길게는 11일 터키 여행 중 도시 이동 간에 주로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짧게는 3시간 정도, 길게는 11시간 정도 탑승했다. 중남미 여행 시에도 그랬는데, 땅덩이가 거대한 터키에서도 시외 이동 시 교통수단은 버스가 대부분이었다. 기차는 셀축-부르사 구간 등 한정적인 곳만 운행한다. 난 이것이 기차보다 버스가 테러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아, 버스로 교통수단을 발전시켜오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했다. 아무튼 차로 10시간 이상 걸리고 미리 일정을 정한다면 터키 국내선 페가수스 항공 예약을 추천한다. 하지만 이건 지연 확률에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가격이 비싸다. 버스는 가격이 어느 정도 정해져있고 노선을 어디를 가도 항상 갈 수 있다! 버스 회사가 넘치는 경쟁으로 너무나 많으며 버스 타입 역시 천차만별이다. 또 인기 노선이 마감됐더라도 중간에 거쳐서 어떻게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니 결론은 버스 7시간 이상의 거리를 갈 때 확실한 일정이면 미리 비행기 예약으로 싸게, 그 이하가 걸리는 거리거나 불확실한 여정이라면 버스 이용을 추천한다. 또 여정이 확실하다면 온라인 www.obliet.com 등으로 노선도 봐두고, 버스 회사가 근처에 있다면 가서 딜을 해서 할인받고 구매하는 것도 좋다. 옆 회사들보다 할인을 해서라도 승객을 잡으려는 그들의 호객 방식이다. 조금 부지런하게 다니면,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버스마다 차이가 있지만 장시간 타는 버스는 대체로 좌석도 편안하고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모니터도 좌석마다 구비돼 있다.
그렇게 10시간 정도를 달린 야간버스는, 드디어 오전 8시 정도에 소도시 페티예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