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터키여행 에세이] 5_드디어 뜬, 카파도키아의 벌룬!

5일 차 - 사람은 꿈이 있어야 산다. 사장님께 귀한 대접도 받은 날

떴다! 터키에 온 지 5일, 카파도키아 괴레메에 온 지 3일 만에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꿈인, 벌룬이 떠서 드디어 투어를 할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은 꿈이 있어야 꿈을 생각하며 힘을 낼 수 있다. 비수기였고 3일 내내 날씨도 나쁘지 않았지만 벌룬이 뜨진 않았었다. 그래도 전 날 저녁에 뜰 거라고 하더니, 다행히! 다음날 새벽 6시 반에 숙소로 벌룬회사 차가 픽업하러 와 주었다. 지금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사실, 이것도 못 탈 뻔했었다. 6시 정도에 일어나서 일출을 기다리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숙소 테라스로 올라가 주변을 봤지만 벌룬같이 생긴 어두컴컴한 어둠만이 날 비웃듯이 쳐다보는 거 같았다. 그래서 다시 방으로 자러 들어갔으나...

그린(라이트)!!

다행히 여행 요정의 구세주는 그날 날 버리지 않았다. 터키여행 톡방이 요란하게 들썩이더니 초록 깃발이 떴다며 벌룬이 뜬다고 여기저기서 다들 들떠 아우성이었다. 난 잠결에 그걸 보자마자 헐레벌떡 옷과 카메라 등이 든 가방을 챙기고 채비를 한 뒤 숙소 앞으로 가서 대기했다. 아마 6시 반에서 7시 사이에 차가 와서 날 픽업해줬던 거 같다. 픽업 차가 투어가 예약된 숙소들을 돌면서 관광객을 태워가는데 내가 안 나와있어서 문을 한 번 두들기고 갔다가 다시 왔다는 소릴 들었었다. 그때 사장님이 나를 챙겨 숙소로 바로 알려주시고, 투어사에 연락해주시면서 투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아무튼, 카파도키아 괴레메에 가면 혹은 도착 전에 반드시 벌룬 투어부터 예약해둘 것! 뜨면 타거나 보면 되고, 안 뜨면 쉬거나 다른 걸 하면 된다. 아무튼, 여행요정은 참 감사하게도 자주 날 따라다닌다. 내 여행의 열정을 좋게 봐줘서인지...

들뜬 마음이 오롯이 담긴 흔들린 사진
들뜬 마음이 오롯이 담긴 그때의 실시간 영상

이번 5일 차 포스팅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벌룬 사진들과 영상 위주로 올린다. 거대한 벌룬 열기구가 떠오를 때 보면서 한 번, 벌룬에 탑승해 떠오를 때 한 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1,200M 상공까지 올라 거기서 내려다보는 저세상 스머프 동산의 우주 같은 카파도키아 전역의 풍경을 한 번 보면서 무한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 모든 게 너무나 감사했고, 또 감사했다.



아래는 기괴한 암석, 사방엔 온통 벌룬들로 지금 난 지구와 다른 세상에 있다.mp4










땅에 꺼진 벌룬들을 보며, 왠지 부풀었던 꿈에서 깨어난 듯한 느낌과 정신을 차린 기분이 들었다.

'아, 이제 현실이구나...'


여행을 오기 전에는 터키 여행을 꿈꾸며 더 열심히 일했고 그렇게 터키로 왔다. 벌룬을 타는 꿈을 꿨고, 이뤘으니 그다음은 페티예로 가서 패러글라이딩 타는 꿈을 꾼다. 그렇게 꿈이라는 건, 이루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지만 간절히 바라고 성취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또한 이렇게 꿈을 이룬 후엔 새롭게 그 목록이 바뀔 수도 있고 그러면서 내게 생기는 것은 꾸준함과 학습력, 여기에 덤으로 생기는 것은 이 모든 것의 추억이다.




정말 황홀하고도 행복했던 경험을 하고 돌아왔었다. 한 편의 꿈을 꾼 기분. 지금도 사진들을 보면, 그때의 감흥이 되살아나서 참 행복하다. 한편 투어를 다녀와선 정갈한 조식도 먹으니 너무 좋았다. 오감이 호강했는데 또 맛있는 조식으로 배까지 든든히 채우니 잠이 쏟아졌다.


그날 저녁엔 사장님이 내가 마지막 밤이라고 하니 감사하게도 댁으로 초대를 해 주셨기에, 오후 5시 전까지는 시간이 비었었다. 졸다 깨다 하면서 사진들을 좀 정리하고 SNS에 올리기도 하면서 쉬었다. 이렇게 여행을 다니는 중간에도 쉼으로 재충전이 반드시 필요한 법.


아잔[adhān]
이슬람교에서 신도에게 예배 시간을 알리는 소리.
매일 5차례 일정한 시각이 되면 담당 무슬림이 종탑 위에 올라가 성도(聖都) 메카를 향하여 기립하여 소리높이 외친다. 그 리듬은 이슬람 특유의 음악적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의 7절로 되어 있다. “알라는 지극히 크시도다. 우리는 알라 외에 다른 신이 없음을 맹세하노라. 예배하러 오너라. 구제하러 오너라. 알라는 지극히 크도다.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느니라”.

[네이버 지식백과] 아잔 (두산백과)

잠을 자다가 종종 깼는데, 바로 이 소리 덕분에 깨곤 했다. 처음엔 웃음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내 익숙해지다 보니 경건해지는 경지까지 이르게 되었다...

아잔; 그들이 알라신을 만나는 방법

이제 오후까지 잠을 자고 일어나, 아까 초대받은 사장님 댁으로 가야 했다.

글에 계속 적고 있는 분이 있다. 바로 괴레메에서 숙박 및 여행사 대행을 하고 계신 사장님. 터키에서 신혼집을 차린 지 15여 년 되셨다는, 괴레메로 시집오신 여성 1호일 거라고 하시는 분. 여행에서 도움을 계속 주시는 사장님이 나, 그리고 숙소에서 묵으시는 누님을 저녁 식사에 댁으로 감사하게도 초대해 주셨었다. 현지 터키인 남편과 사시는 사장님 댁은 숙소에서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내가 쓰는 글들의 중심은 대부분 사람에 있다. 여행 역시 결국에는 사람이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고 또 거기서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행해질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기 전에 준비하는 그 현지의 정보는 대부분 이미 알려져 있다. 그 여행할 곳을 좀 준비해 갈 필요는 분명 있지만, 난 반드시 현지인에게도 정보를 잘 들어보고 여행 정보에 잘 반영하길 권한다. 현지인들도 그곳 정보를 다 모르고 현지에서도 계속 정보가 바뀌는 법이기에 꼭 현지인들의 말을 듣는 게 좋다. 그런 면에 있어 사장님은 톡 방에서 여행자들에게 정보를 아낌없이 공유해주셨고, 내가 개인적으로 여쭤봐도 빠르고 성심성의껏 알려주셨다. 난 그런 점들이 감사해서 한국에서부터 필요하신 게 뭘지 직접 여쭤보고 라면 등이라도 배낭에 챙겨가서 드렸던 건데, 그래서도 더 챙겨주려 하셨던 거 같다. 그리고 이왕이면 우리 한국 분들께 숙박이든 관광이든 하는 게, 그분들께도 도움이 되고 소중한 연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기에...


사장님 댁에 도착한 후, 우린 사장님이 손수 해주신 맛있는 한식을 함께 하면서 서로 살아온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사장님은 괴레메로 여행을 가셨다가 여행사에서 일하셨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신 스토리까지 생생하게 공유해주셨다. 이럴 때 역시 시간은 5G로 참 빠르게도 흐른다. 벌써 저녁 8시 반이 다가와 30분마다 오는 버스를 타고 다시 괴레메로 돌아가야 했다. 사장님은 같이 간 누님과 내게 선물을 주시는 것 또한 잊지 않으셨다. 또한 그즈음 사장님은 숙소에 가서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그게 우릴 일부러 챙겨주고 안내해주려고 오셨던 것임을 나중에 깨닫고 더 감사했다.


카파도키아 네브셰히르에서 다시, 괴레메 마을 숙소로 돌아가는 길.

돌무쉬 버스에서 내려서 찍은 그날 마을의 야경도 역시나 신비로운 모습을 자아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