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콘 F2
"연애소설"은 2002년에 개봉한 이한 감독의 로맨스 영화로, 한국 멜로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따뜻한 우정과 풀냄새 나는 첫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첫사랑이란 어차피 서툴고 어색할 수밖에 없는데, '연애소설'에서도 첫사랑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영화는 지나치게 순수를 강조한 지환과 수인(나중에는 경희로 바뀌지만)의 뻔한 첫사랑에다 그렇고 그런 삼각관계와 경희와 수인의 동성애적 우정, 두 여자의 죽음을 적당히 섞은 비극적 순정 멜로입니다. 차태현의 재치 있는 유머도 등장하며, 그의 여동생으로 나오는 문근영의 진짜 사춘기 짝사랑이 재미를 더합니다.
영화는 경희와 수인의 어린 시절을 통해 사랑에 대한 의미를 동성 간의 깊고도 아름다운 우정으로까지 확대하고, 수인의 죽음과 5년 후 경희와 지환의 재회를 통해 운명과도 같은 사람의 순환을 이야기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날, 지환(차태현)의 카메라 속으로 불쑥 수인(손예진)과 경희(이은주)가 들어옵니다. 닮은 듯 다른 두 사람, 수인과 경희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입니다. 수인에게 첫눈에 반한 지환은 용기를 내서 마음을 고백하지만 아주 정중하게 거절당합니다. 하지만 지환은 그녀들과의 인연을 놓칠 수 없어 친구가 되자고 제안합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그들 셋은 스무 살 나이보다 풋풋하고 아름다운 친구사이가 됩니다.
영화에서 차태현이 사용한 카메라인 니콘 F2는 니콘의 대표적인 필름 카메라입니다. 니콘 F2는 니콘의 마지막 기계식 바디입니다. 바디는 위쪽 뷰파인더가 분리 및 교체가 되는데, 어떤 뷰파인더가 장착되었는지에 따라서 모델명이 정해집니다. 노출계가 아직 살아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뷰파인더입니다.
뷰파인더를 분리하면 포커싱 스크린이 나오는데, 웨이스트 레벨 파인더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뷰파인더가 노출계 기능을 해서 제거하고 나면 노출계는 못 보지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뷰파인더 종류 중에 웨이스트 레벨 전용 뷰파인더가 있는데, 그 뷰파인더를 이용하면 돋보기를 사용할 수 있어서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니콘 F2는 다양한 조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카메라입니다. 무게가 좀 나가지만 결과물이 너무 좋아서 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믿고 사용했습니다. 특히 투명하고 맑은 느낌의 사진이 많이 나오며, 빛을 찍으면 따뜻한 느낌도 나기도 합니다.
영화 "연애소설"에서 차태현이 찍은 흑백사진은 영화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영화에서는 해맑은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과 "나두 뽀뽀하고 싶다"라는 글귀가 등장합니다. 이 사진들은 비누냄새 가득한 편지와 함께 지환에게 배달되며, 지환은 이를 통해 보고 싶은 옛 두 친구를 떠올립니다. 이 흑백사진들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했던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흑백사진은 색상의 제약에서 벗어나 피사체의 형태와 질감,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더욱 강조할 수 있어 특별한 감성을 전달합니다. 영화에서 사용된 흑백사진은 과거의 순수했던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도구로 활용되었으며, 관객들에게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 영화는 한양대를 졸업하고 배창호 감독의 '러브스토리' '정'의 조감독을 거친 신인 이한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감독은 과거와 현재의 이미지의 반복을 통한 기억 찾기, 사진과 편지를 이용한 감정표현, 마지막 극적 반전(인물의 뒤바뀜)을 통해 결코 유치하다고만 할 수 없는 묘한 멜로를 한편 만들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