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는 주인의식에서 나온다

by 보비

2018년 여름에 JTBC에서 월화극으로 ‘라이프’라는 의학드라마를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유달리 폭염이 지속되던 날이라 하루 일과를 마치고 시원한 선풍기 앞에서 TV 드라마를 보는 것도 좋은 피서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조승우라는 배우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극이 주는 메시지에서 느낀 것이 많아 지금도 잔상이 많이 남는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로맨스가 나오는 의학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과잉진료, 오진 논란과 의료민영화를 안팎 정면에서 해부하는 등 전체 의료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 극의 긴장감을 높여주었습니다. 여느 의학드라마와는 다르게 심폐소생술 같은 장면도 없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오히려 치열하게 피 튀기는 듯 한 기싸움이 펼쳐질 뿐이었습니다. “병원도 기업”이라며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총괄사장 구승효(조승우 분)에 반대하며 신경외과 센터장 오세화(문소리 분)는 “도대체 어쩌다 언제부터 의료가 서비스가 되었냐”며 개탄을 합니다. 의사에 대한 프라이드가 워낙 강해서 굳이 친절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고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바로 ‘의료행위가 서비스업’이라는 말이라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문소리 배우가 말한 것처럼 의료에 대한 본질이 더 중요하지 서비스한다면서 실력은 등한시하고 서비스만 키우면 뭐 해. 사람의 생명을 갖고 임해야 하는 곳인데 라는 생각이 우선 들기도 했습니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의료를 치료라는 관점에서 서비스의 관점으로 확대해 의료서비스 부분에 대해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모든 일에는 ‘서비스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마인드는 다른 말로 보면 ‘주인의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업(業)을 대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습니다. 물론 업의 본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것은 기본입니다. 그 기본에 양념을 쳐 더 맛난 음식을 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요. 서비스는 음식의 맛을 더해주는 양념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저는 문소리님의 대사 중 “의료가 언제부터 서비스였냐”라고 묻는다면 지금까진 그렇지 못했으니 이제부터라도 서비스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고 대답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에서 일하면서 우선순위로 놓았던 것 중 하나가 ‘서비스 경영’입니다. 우리의 본연의 직무를 잘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내 직무에 주인의식을 갖고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면 고객은 누구나 감동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만 61세에서 만 73세의 어르신들이 일을 하시다 보니 그분들 대다수가 내가 대접받을 나이인데 무슨 서비스 마인드냐고 생각할 수도 있고, 은퇴 전 직장에서 대접받으면서 일해 왔을 수도 있습니다. 공개채용을 하거나 수시채용을 할 때 어르신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가 어느 정도 내려놓으셨는가입니다. 내 직무를 완벽하게 처리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내 일처럼 일 해주시는 어르신직원이 환하게 웃으면서 일을 해주시면 보는 사람도 괜스레 고맙고 미소가 지어진다.


이렇게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다 보면 흔히 말하는 ‘갑질 고객’들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의 연륜과 경륜으로 사회생활에서 발생하는 그런 정도의 사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노하우를 갖고 계시기도 하고, 지혜롭게 포용력을 발휘해 주시기도 합니다. 사당문화회관의 박덕순 어르신은 ‘미소천사’입니다. 늘 고객들에게 환하게 웃으시면 밝은 모습으로 일을 해주시니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도 칭찬이 자자하고, 사업장의 관리자들도 그렇게 열심히 해주시는 어르신 덕분에 서비스 평가에서 만족도 점수가 높아 고맙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합니다. 물론 이 분이 너무 잘하시니까 다른 분들이 평균으로 해도 비교가 되기도 하지만, 당당하게 나의 일을 하면서 내 일에 내가 주인이다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면 서비스도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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