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빨리 실패해도 좋았을 것을!

틀려야 맞춘다

by 이아
실패,

어두운 숲 속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는가

단테의 「신곡」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 인생 여정의 한가운데서,
나는 어두운 숲 속에서
헤매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곳에는 반듯한 길이 숨겨져 있다."

인간은 저마다
어두운 숲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장비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열정을 발휘하게 하는
나만의 고유 임무다.
당신이 들어가기를 두려워하는
그 동굴에
당신이 찾는 보화가 가득 차 있습니다.
-조셉 캠벨-

From. 심연 - 배철현


수련, 심연, 정적, 승화 시리즈를 쓰신 배철현 작가님을 소개합니다. 위의 문장은 배철현 작가님의 심연에서 실패 chapter의 인용구를 제가 다시 인용했습니다.


우리가 헤매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때, 실제로 우리는 헤매고 있지 않고 제대로 된 나만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는 말로 이 문장이 읽혔습니다. 위로가 많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각자의 인생에서 어둠의 길을 걷고 있을 때 열정을 갖고 있다면 결코 죽지 않고 살아낼 것이며, 우리가 들어가기 두려워하는 우리의 그림자 속에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금은보화가 있을 것이라고 읽히네요.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서 살 수는 없을 테지만, 우리의 그림자를 알아차리게 된다면 삶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실패, 하니 생각나는 시가 하나 있습니다. 제가 차암, 좋아하는 시입니다. 함께 나누고 싶어서 인용합니다.


대답마다 틀리는 아이야
인생은 단답이 아니다
당당히 말하고 열심히 틀려라

틀려야 맞춘다!

너만의 빛나는 길은
잘못 내디딘 발자국들로 인하여
비로소 찾아지고 길이 되는 것이니

일마다 실패하는 아이야
인생은 잔머리가 아니다
끈질기게 도전하고 정직하게 실패하라

실패해야 이룬다!

진정한 성공은
틀리고 실패해 헛된 걸 버려갈 때
마침내 나를 찾아 이룰 걸 이루는 것이니

From. 틀려야 맞춘다 - 박노해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의 전율을 기억합니다. 마지막 연을 외웠습니다.


진정한 성공은

틀리고 실패해

헛된 걸 버려갈 때

마침내 나를 찾아

이룰 걸 이루는 것이니


저는 과거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여기저기 깔짝깔짝 기웃거리며 진정한 실패를 피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실패를 경험하고 나니, 제 세상은 무너지고, 기둥뿌리가 뽑혀 나갈 것 같은 처절함과 비참함이 몰려왔지만, 놀랍게도 거기서 삶이 다시 새롭게 시작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이렇게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사실 죽을 만큼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죽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놀라운 일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제가 브런치에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게 정말 놀랍네요. 오랫동안 쓰고 싶었던 글인 것 같습니다.


실패를 피했던 시절이 오히려 안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럴 거면 좀 더 빨리 실패해도 좋았을 것을! 그러면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되었을 텐데, 의 아쉬움은 뒤로 하고 지금부터라도 더 많이 실패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쓰고 나니 꽤 가벼워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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