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무심하게 있어주는 상담자

때로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 안심보다는

by 이아

https://youtu.be/1OmT2KVTkGU

Enjoy the silence -Tori amos

Tori Amos의 Strange Little Girls 앨범을 참 좋아한다. 그중에서 Enjoy the silence도 좋아한다. 냉소적이고 차갑게 가라앉은 음색이 편안하고 신비롭게 들렸다. Depeche Mode의 원곡을 이렇게 편곡하다니! 역시 토리 언니 짱! 이런 마음으로 들었었다.


그런데 세월이 좀 지나서 어느 카페에서 이국적인 여인의 목소리로 이 곡을 접한 후, 토리의 버전을 다시 들으며 또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토리의 곡이 더 좋다.


그 이국적인 여인이 Carla Bruni라는 것을 유튜브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도서관에서 미친 듯이 책을 읽어대고, 필사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일이었던 것 같다. 그 눈물이 지금의 이 자리로 나를 이끌었던 것 같다.


내 삶의 모든 기둥이 뿌리 채 뽑혀나간 느낌이었다.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고, 끔찍하다. 나라는 사람의 우울과 불안이 당최 사례개념화가 되지 않았던 그때. 이렇게 냉소적인 노래가 위로가 될 수 있음에 나는 조금 당황했다.


따뜻한 위로와 격려, 안심보다 이렇게 냉소적이고 음울한 노래가 마음에 더 와닿았고, 그냥 이렇게 무심하게 옆에 있어주는 상담자가 되고 싶기도 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 어떤 것도 될 수 없을 것 같은 날, 두 여인(Tori Amos, Carla Bruni)이 나를 다독여줬다.


당시에 나에겐 이 노래가 약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끄적인다.


#Tori Amos

#Enjoy the si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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