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진 Jun 04. 2019

기생충

향유한다는 것의 의미

요즘 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영화, 기생충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볼만한 영화가 없다, 극장에 사람이 없다 등의 기사를 읽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많은 기사가 영화 기생충, 감독 혹은 배우들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영화를 빨리 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쏟아지는 기사들 속에 적나라하게 나와있는 스포가 싫어, 궁금하기도 하고.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의 영화 <극한직업>의 명대사가 생각날 만큼. 좀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건 예술 영화인가 상업 영화인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반 대중의 공감대를 벗어나지 않았달까.


물론 영화를 예술 영화다 상업 영화다 로 나눈다는 것 자체가 맘에 들지 않긴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을 돌아보면 강산이 변한다는 십 년 단위가 아니라 오 년, 일 년, 하루하루의 모습이 다른 것 같다.


해외여행 자유화(1989년) 이전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해외여행은 누구나 조금만 힘들이면, 고민하면 시도할 수 있는 것이 되었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책에서만 접하던 정보들은 미처 소화해내지 못할 만큼 방대한 양에 마음만 먹으면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앞마당에서 똑같이 모래놀이를 하고 똑같이 양은냄비에 담긴 국에 김치로 배를 채우던 아이들은 이제 제각각 다른 놀이를 하고 먹고 싶은 걸 골라 먹는다.


지금 우리가 누구나 평등하게 향유할 수 있는 건 오직 "시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막상 이렇게 쓰고 보니 시간 외에는 다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있는 거라며 한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영화 기생충도 또한 그렇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 그나마 아직 향유할 수 있는 게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세상이 살만 한건 이 모든 걸 당연시하지 않고 계속 상기시켜 주는 것/사람들이 있어서이지 않을까.


문명의 혜택 속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잊지 않겠다는 마치 그런 결연의 의지처럼.


작가의 이전글 나의 특별한 형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