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에 편승하고 싶지 않은 삐딱함
누군가가 재밌다며 빌려줬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난 언젠가는 읽어보고 싶지만 왠지 다수에 편승하고 싶지 않은 그런 삐딱함으로 애써 그 마음을 눌러놓고 있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파피용 이란 제목에선 어쩐지 감옥소에서 탈출하는 쇼생크 탈출 이 떠오른.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내용이었달까.
나비.
얘기가 참 많이 나온다.
애벌레에서 날개를 펴고 나와 빛을 향해 직진하는 나비. 파피용.
감옥이니 탈출이니 온갖 무서운 말들을 생각했던 내가 괜스레 미안해 지기까지 한다. 물론 나비의 날갯짓 뒤로 숨어 무시무시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만. 나비에게 그 죄를 묻기엔 너무 가혹하니.
공상과학 소설인 줄 알았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누구보다 따뜻한 애정을 그리고 희망을 믿고 있는 작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작가의 다른 책도 찾아보지 않을까 곧.
정말 신기하게도 책을 읽다 파닥파닥 소리가 나서 고개를 들어보니, 나비 한 마리가 출구를 찾지 못해 헤매고 있었다. 빛을 향해 직진하는 나비 한 마리.
오늘 하루 뭔가 꼭 미리 각본이라도 짜 놓은 듯한 기분이 든다. 하루하루를 싸우며 긴장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저 멀리 한 줄기 빛을 본 듯한 그런 몽글몽글한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