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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카보 Nov 12. 2023

우리는 몇 살까지 일 할까?

"내가 보기엔 말이야...... 너네가 퇴직할 시점까지 한두 번은 더 정년이 연장될 거 같아. 내가 퇴직하기 전까지도 한번 연장될 거고...... 봐봐 육팔 년생들 원래대로 정년 하게 되면 국민연금 펑크 난다는데, 연금 운용을 위해서라도 정년은 연장하게 되어 있어. 봐봐. 그렇게 될 거니... 나이 오십에 막내는 이제 여섯 살이지만, 난 걱정 안 해. 연장될 거니까......."


얼마 전 고2 첫째와 여섯 살 넷째를 둔 한 선배가 확신과 바람을 가득 담아 한 주장이다. 과연 우리의 정년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아직 사회생활을 한 날보다 남은 날이 많다고 생각해서 인지, 정년 연장이슈를 내 문제로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은 없다. 다만 출산율이 줄어들고,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우리의 정년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지가 궁금하긴 하다. 우리 사회 유지를 위해 현재와 동일한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가정하여 생각해 보면, 선배의 말처럼 정년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생산성뿐 아니라 사회 보장비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에서는 기업들이 정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도 또 채찍으로 압박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찬반 논쟁이 치열하다. 정년 연장 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기업 입장 에서의 찬반 논란도 있지만, 개인에게도 입장차이가 있다. 코로나 시기 코인으로 큰 수익을 얻고 퇴사한 후배 직원이 있었다. 회사 내에서도 여러 반응들이 있었다. 당시 혹시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 올 수도 있으니... 미리 생각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어서 브런치에 글을 썼었다. 주된 내용은 난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퇴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 회사를 다니며 급여를 받게 되지만, 그 외에도 직업인으로서 얻게 되는 다양한 유익이 있으니 퇴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그 글은 삽시간에 5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는 내 생각에 동의하는 이들의 응원도 있었으나, 댓글의 대부분은 반대 입장의 다소 공격적인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참조: https://brunch.co.kr/@createct0/26)


 댓글들을 보며 약간의 신선한 충격이 있었으나, 지금도 그 생각에는 큰 변화가 없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합의한 정년퇴직의 나이가 65세가 될지, 70이 될지, 혹은 75가 될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퇴직 시 결정될 일반적인 수준보다 10년 정도는 더 일하고 싶다. 이렇게 구체적인 나이를 두고 생각해 보니, 70~80세까지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동반되었다.


 먼저 든 생각은 오래 일하는 것이 목표라면, 소위 말하는 '최연소 팀장 또는 임원' 타이틀은 그다지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남들에 비해 어린 나이에 관리자로 승진하는 것은 근무 기간을 늘리는데 오히려 불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단순히 '일찍 임원이 되면 일찍 집에 간다.'라는 측면에서 한 말이 아니다. 일찍 관리자가 되기보다는 실제 업무에서 실무적인 실력을 쌓는 것이 훨씬 중요한 시대다.

 10여 년 전 대리 진급을 할 때, 선배들이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다. "야. 제일 일 열심히 할 때네. 대리 때까지 한 10년 배우고 익힌 걸로 퇴직 때까지 쓰는 거야. 이때 커리어가 꼬이 그냥 평생 꼬이는 거야......" 당시에는 보통 입사 후 25여 년 정도 일하던 때이니, 그 말이 맞았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이미 정년이 60세인 회사들이 많고, 평균수명의 연장과 앞서 말한 인구 구조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20년 후 정도에는 70세 정도까지 늘어날 확률이 높다. 이럴 경우 10년 배운 걸로 30년 이상을 대응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10년 배우고 10년 쓰고, 또 새롭게 10년 배우고 10년을 쓰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일 것 같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직책자보다는 실무자가 훨씬 유리하다.


 실무자로 근무하며 회사에서 주어진 일만을 하며 점차 우물 안으로 들어가기보다는 사회 트렌드 변화에 관심 갖고 개인을 브랜딩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 내 업무처리 능력과 개인의 브랜딩은 분명한 차이가 있으나, 막상 기업에서 일하다 보면 구분하기 쉽지 않다. 기업에서는 맡은 바 업무를 잘 수행하는 직원이 우수한 직원으로 평가받는다. 이때 주변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직원 역시 개인이 잘 브랜딩 되고 있다는 함정에 빠질 수가 있다. 조직 내에서 인정받는 것을 절대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커다란 조직 내에 일원으로 있을 때와 개인으로 홀로 섰을 때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직시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스스로의 경쟁력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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