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3. 대학을 위한 두 번의 수능
우리는 다르지만 때론 종착역은 같다.
날씨가 참 많이 추워졌다.
쌀쌀한 가을날이 되고,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낙엽이 떨어지는 것 보니.. 수능 날이 다가왔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생 때는 수능이 전부인 줄 알았던 나여서, 수험생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넌 커서 겨우 내게 되겠지'라는 책 '비행운'에 나온 구절이 떠오르며 약간 서글퍼진다. 나 스스로 '겨우'라는 형용사를 붙이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지만,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입장이 되니 역시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업으로 가지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으니, 문득 현실 감각보다 기대감에 차올랐던 수험생들을 보며 그 구절이 유난히 떠오르곤 한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바라보니 취업도 참 힘들다. 잠깐이지만 직장 생활을 하고, 다시 나와 취업 준비를 하니, 불현듯 약간 두려워졌다. 난 앞으로 얼마나 많이 직장을 바꾸고, 위기를 겪을 것이며, 경제적, 신체적 어려움을 겪을 것인지.
말이 샜지만, 다시 돌아가 내 수능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는 수능을 두 번 봤다. 첫 수능으로 서울권 사립대의 언론미디어과를 입학했고, 더 좋은 학교를 가고 싶어 반수를 했다. 다시 한번 치른 수능의 결과는 정말 비슷했다. 어쨌든, 가정적으로 힘든 일이 겹친 두 번째 수능은 눈물을 그렁그렁 거리고 울렁거리는 심장을 견뎌내며 본 수능이었다. 슬프게도, 언어영역 시험을 보고 '아 망했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던 수능. 돌이켜보면 그 시험이 내 인생을 결정짓는다는 믿음과 다시 한번 본 수능에 대한 실패감에 나는 참 여러 감정을 겪었던 것 같다, 그건 지금 수험생들도 똑같거니 싶고, 그래서 수험생만 보면 너무나 안쓰럽다.
아쉬운 성적이지만 주요 국립대는 갈 수 있는 성적이었고, 학비가 저렴한 국립대를 가고 싶어, 담임선생님께 무조건 국립대 위주로 보여달라고 말씀드렸다. 과는 '언론미디어과'와 비슷한 '신문방송학과'. 누군가의 추천으로 결정한 과가 내겐 너무 잘 맞았다.
3개의 학교 중에 한 학교는 상향으로, 두학교는 안정권으로 지원서를 제출했다. 한 곳은 내가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 전남대학교고, 한 곳은 내 친오빠의 모교인 한국해양대다. 결론적으로는, 오빠의 후배가 되는 것을 포기했다.
전남대학교에서 4년은 완벽했다. 너무 잘 다녔고,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캠퍼스 라이프를 즐겼으며, 소중한 취준 룸메이트도 얻었다. 우리의 삶을 달랐지만, 같은 종착역에 도착해 함께 했다. 이로서 6년째 친구와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들을 함께 할 것임에 감사하다.
(알고 보니 친구도 한국해양대를 쓰려고 했었다고 한다. 우린 가끔 운명이라고 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