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Mind_Map 06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by 토모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하고 가수는 노래를 하며 바리스타는 커피를 만든다. 맡은 역할에 따라 일이 있지만 자신이 그것을 선택했다고 해서 만족하면서 사는 것만은 아니다.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는데,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다. 해야 할 일은 생존의 문제가, 하고 싶은 일에는 내 마음(또는 감정)과 관련이 있을 경우가 크다.


해야 하는 일이 생존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돈’과 맞닿아 있다. ‘돈’이 있어야 배를 곯지 않고 추운 겨울에 입이 돌아가지 않으며 급작스럽게 아플 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즉, 인간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있어 돈은 필수이며 벌기 위해서 일을 해야만 한다. 설령 그 일이 싫더라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은 ‘내가 하고 싶다는 생각(또는 감정, 흥미)이 있다’는 전제가 있다. 그게 무엇이든 돈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일보다 내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결말이 비록 좋지 않다고 해도 최소한 그 순간만큼은 즐길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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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상황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일치하는 것이지만, 최선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둘 중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까.


둘 중 무엇이 우선 된다고 섣불리 말할 수는 없다. 사람은 각자의 신념에 따라 혹은 처한 환경과 여건으로 인해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집안이 빚이 쌓인 사람에게 ‘넌 하고 싶은 일을 꼭 해야 해!’라고 외치는 사람의 말이 얼마나 야속하게 들릴까? 하고 싶은 게 없는 사람에게 ‘넌 하고 싶은 일이 없어? 힘들다면서 왜 그만 안 두는데?’라고 말하면 그 말은 상처가 될 수 있다.


나에게도 그런 일이 있다. 해야만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에는 처한 상황과 여건이 좋지 않다. 해야만 하는 일을 포기하면 내가 쌓아온 결과물과 인프라, 인맥이 무너질 테고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기엔 아직 내 꿈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 그렇게 1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고 근 몇 달 동안 몇 사람들을 만나면서 더욱 깊은 고민과 아픔이 있었다. 해야 하는 일은 나를 아프게 하고 번아웃 증후군이 떠오를 만큼 지쳐 있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았고 비전을 보았을 때 놓을 수 없기도 하다.


그래서 적당한 타협을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지금으로선 최선이다. 해야 할 일을 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해보려 해도 막상 시도하려니 영 어렵긴 한데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고 말 상대가 되어 주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주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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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따뜻했던 올겨울이 나에겐 여느 겨울보다 시리고 차가웠다. 겨울바람이 서서히 걷혀가고 다시금 정상궤도로 스스로를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고통스럽고 힘이 들기도 하다. 이런 진통이 올 때마다 견뎌내기 쉽지 않지만 올 한 해는 더욱더 뼈를 깎는 고통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려 노력하는 중이다.


나의 경우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고생 중이지만 지금도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어떤 일을 하든지 쉽지 않을 테지만 모든 선택에 나쁜 것은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절대, 절대 나쁘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때때로 힘이 든다면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 수도 있고 어둑하고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밤 귀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들으며 울적한 마음을 달랠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글로써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털어내 버릴 수도 있다. 아니면 그 마음을 이 글에 댓글로 적어서 우리가 함께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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