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우는 소리다,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버스 도착 알림음에 눈을 뜬다. 아직 어둑한 방 안에서 귀를 기울이면 도시가 깨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어제의 고요함이 서서히 걷히고, 오늘의 활기가 피어나는 순간이다.
발코니 문을 살짝 열자 여름의 새벽 공기가 얼굴을 스친다. 멀리서 날아오는 빵집의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아직 어둠 속에 잠긴 거리에 하나 둘 불빛이 켜지기 시작한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들리는 자동차 시동 소리가 들린다. 새벽 출근길에 오르는 이웃들의 현관문 소리와 발걸음 소리가 복도를 타고 들려온다. 누군가의 하루가 시작되는 소리다. 그들의 발걸음에 내 마음도 조금씩 분주해진다.
그 분주함과 함께 어느새 동이 트기 시작한다. 새들의 지저귐이 점점 커진다. 처음엔 한 두 마리였던 것이 어느새 합창을 하듯 들려온다. 그 소리에 맞춰 옆집에서 들려오는 티브이 소리와 알람 소리들, 그리고 주방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일상의 단조로운 소리가 들려온다. 간간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면 드디어 나의 본격적인 아침이 시작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려오는 엘리베이터 오르내리는 소리, 그리고 더욱 자주 들리기 시작하는 현관문을 열고 닫히는 소기가 바쁘게 오간다. 학교 가는 아이들의 경쾌한 발소리와 함께 엄마들의 "잘 다녀와" 하는 목소리가 어우러진다. 나의 집 창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학교, 그곳의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까르륵거리는 웃음소리가 들을 때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아침의 첫 웃음이 짓게 된다.
그 소리들과 함께 나의 출근도 시작한다. 도로는 이미 차들로 가득 찼다. 경적 소리, 내 옆은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소리들, 횡단보도를 뛰어가는 발소리가 한데 뒤섞인다. 멀리서 들리는 카페에서의 커피를 내리는 소리가 들리면, 빨리 회사에 도착해서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나의 일상의 이 모든 소리들이 모여 하루의 시작을 만들어 준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매번 새로운 활기를 느낀다. 누군가에겐 지루한 일상일 수 있겠지만, 나에게 소중한 삶의 리듬이다.
때론 이 소리들 속에서 위로를 받는다. 혼자가 아니라는 걸, 나와 함께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리가 모여 하나의 커다란 희망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가끔은 이 소리들에 감사함을 느낀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오늘도 무사히 아침을 맞이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 그 감사함이 하루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 아침의 소리들은 나에게 작은 에너지가 된다. 누군가의 부지런함에 자극받고, 누군가의 열정에 감화되어 나도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매일 아침 듣는 이 소리들, 그저 소음이라 여겼던 것들이 아제는 나의 소중한 일상이 되었다. 이 소리들 속에서 나는 오늘도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하루겠지만, 그 속에서 작은 행복과 의미를 찾아가는 나의 일상이 시작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