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서울을 가기로 했다.
비행하는 날 하루종일 짐을 싸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L이 보낸 문자를 뒤늦게 발견했다.
Easy to spot a yellow car when you are always thinking of a yellow car.
Easy to spot opportunity when you are always thinking of opportunity.
Easy to spot reasons to be mad when you are always thinking of being mad.
You become what you constantly think about. Watch yourself.
평소 그답지 않게 철학적 격언을 공유해놓은 것이다. 속살을 들킨것만 같아 두 볼이 화끈해졌고 비행기에 오르던 그날 밤까지 이 문구가 오래 마음을 맴돌았다.
걱정거리가 많아져서 걱정이 많아진 것인지, 걱정을 많이해서 걱정거리가 많아진 것인지—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언제부터인가 나의 그림자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휴식을 취하고 싶었던 것같다.
스스로를 구박하지 않고 명상을 하듯 마음을 조금 응시해 보자고. 그러다보면 명상 중에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이 곧 수많은 순간들 사이에서 증발해 버리듯, 내 아픈 마음에 낀 이끼와 같은 걱정거리들도 자연히 사라지지 않을까 해서.
[ 서울관찰 / Seoul Observ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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