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내려갈 때면 꼭 들려야 하는 머스트-해브 맛집들
제주도 맛집 소개 글에 너무 많은 분들이 찾아줘서 엄청 놀랐다.
그때는 미처 그 글이 그리 인기가 높을지 몰라, 그냥 솔직하게 그때 먹었던 음식들에 대해 썼던 듯한데 그 솔직함이 인기의 요인이었는지 여하튼 놀랍니다.
많은 분들이 제주도에 갈 때면 검색을 통해 맛집을 찾듯, 주변에 내 고향이 제주도인 걸 아는 지인들은 많이 묻는다. 가면 뭘 먹어야 하냐고.
나보다 훨씬 많은 맛집을 알고, 소개하는 분들도 넘쳐나지만 그래도 내가 고향에 내려갈 때면, 내 남편이 울 집에 갈 때면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가고 싶어 하는 맛집들을 소개한다.
1. 나의 20여 년 맛집 - 흑돼지가 있는 풍경 (제주시 진국남 4길 7-8/ 064-742-1108)
대학교 즈음부터 갔나 그 전부터 갔나, 여하튼 엄청 오랫동안 간 맛집. 우리 집 단골집이었고 지금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식당이 됐지만, 2006년에만 해도 50명만 들어가면 꽉 들어차는 조그마한 식당이었다. 그때 다니던 회사 워크숍을 제주도로 가서 이 집을 내가 소개했는데, 정말 전 직원이 팬이 된 듯. 그때 식당에 있던 술을 다 마셔버려서 주인아저씨가 옆집 가서 술을 꿔오셨던 것이 생각난다.
내가 먼저 가기 시작했는데, 야노시호도 가고 추성훈도 가고 - 이젠 정말 제주도에서 손꼽는 맛집이 된 듯.
1인분에 20000원 정도 해서 꽤 비싸지만, 정말 사람들 모두 입을 모아 "돼지가 소고기 같다~"고 극찬하는 곳.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맛은 그대로인 듯. 예약이 안 익숙한 울 부모님도 이곳에 가려면 미리 예약해야 한다는 걸 아는 곳. 반찬으로 나오는 게장도 맛있고, 된장 톳 국도 맛있고, 된장찌개도 맛나다.
2. 내 남편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그곳 - 동복 해녀촌 (제주시 구좌읍 동복로 33)
여긴 그냥 가서 줄을 서야 한다. 예약 따윈 없어!
바닷가에 바로 있어, 바다를 보면서 회국수를 먹을 수 있는 곳. 성게국수도 일품이다. 가격이 이젠 얼마쯤 하려나. 예전에 7-8천 원 수준에 실한 회도 있고 감칠맛 나는 비빔소스가 맛난 곳. 제주도에 갈 때면 남편이 너무나 가고 싶어 하는 곳. 울 집은 제주시 한 가운데라 가는 데 1시간이나 걸려서 큰 맘먹고 가야 한다
실패하지 않고, 늘 맛난 곳. 여기도 간지 10년이 넘는 것 같은 데 갈 때마다 더더더더 사람이 늘어나는 듯
3. 울 할머니 때부터 갔다는! 밀면만큼 수육도 더더더더 맛난 - 산방식당 (제주점, 대정점(본점))
이효리 단골이라고. 이효리가 가기 전에 내가 갔고 울 아빠가 갔고, 울 할머니가 갔다. 아빠 고향이 대정읍인데, 이 식당의 본점이 모슬포에 있다. 엄마 말로는 그 동네 어른들이 밭매다 일하다 새참처럼 식사하러 들렸던 식당이라고. 산방산이 보이는 곳에 위치해서 산방식당인가 보다.
이젠 기다리지 않고는 절대 먹을 수 없는 맛집이 된. 밀면은 부산 음식이라는데, 부산에서 먹은 밀면보다 여기서 먹은 밀면이 더 맛있다. 그리고 수육은 정말 그 어떤 보쌈고기보다도 부들부들. 아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먹고 싶다. 전에는 산방산이 있는 동네에 본점 밖에 없어서 먹으려면 한 시간 넘게 달려갔어야 했는데, 이젠 제주시에도 생겨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어디를 가도 맛이 참 좋다!
맛집 블로거도 아니고, 맛집을 소개하려고 작정하고 쓴 글도 아니어서 사진이 미처 없지만, 누군가 내게 너의 제주도 맛집이 어디냐고 물으면 이곳 세 곳이라고 자랑스럽게 추천하고 싶은 곳.
오래오래 계속 그 맛 유지하면서 영업했으면 좋겠다. 아 지금도 가고 싶군...
다음엔 제주도의 새로운 맛집들을 경험하고 소개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