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 jakka Aug 31. 2018

형 미안.

진짜로.

‘형 미안해’라는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 형 정말 미안해.


그 형과 난, 다른 사람을 통해서 만났습니다. 그 다른 사람은 나보다 누나인데, 그 누나는 홍콩에서 알게 된 누나입니다. 암튼 우리 셋 다 에너지가 흘러넘쳤고(좋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그 정도) 특히 그 형과 저는 에너지가 아주 잘 맞았습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가끔 만나서 맥주도 마시고 춤도 추고 인생 이야기도 하고 그랬었죠. 친해지다 보니 형의 가정생활도 알 수 있었는데, 와이프와 아이는 미국 생활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형과 저는 사람대 사람으로 에너지가 잘 맞았습니다.


형과의 추억 중 또 한 가지 기억나는 장면이 있는데, 제가 3-4년 전에 발레파킹 아르바이트를 압구정 쪽에서 했었거든요. 어느 날 갑자기 그 형에게 연락이 왔어요. ‘어디야? 알바 중?’ 그렇다고 했더니 30분 후 차를 끌고 나타났습니다. 에너지 드링크 몇 박스와 발레파킹 실장님께 저를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요. 형과 저는 사람대 사람으로 너무 좋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흐리고 흘러, 우리는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가 언제 만났었냐는 듯.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리듬으로. 그렇게 시간은 또 흘렀습니다.


며칠 전 그 누나(결혼 후 그녀는 미국에 살고 있어서 소식이 뜸함)에게 페이스 북 메신저가 왔습니다. 그 형 소식을 들었냐고. 죽었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자살이라니... 내 몸의 모든 기능들이 멈춘 듯 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왜 그랬을까요. 많은 생각이 흐르고 흘렀지만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습니다.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 후 자주 만나진 못했어도, 제 인생의 한 부분을 함께한 형이었는데 소식을 미리 전해 듣지 못한 것이 미안했고, 장례식에 찾아가지 못한 것도 미안하였습니다. 형. 미안해.




사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입니다.


최근에 타투를 하나 했습니다. 제 몸에 새기고 싶어서죠.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또는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 정도의 뜻입니다.

2년 전, 개인적으로 큰 아픔을 겪은 후 느낀 것 중 하나는, 죽음이 항상 제 곁에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언젠간 죽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전부 다 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살아야 합니다. 이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족에게 친구에게, 내 사람들에게 더 잘 해야 하며,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야 합니다. 꼭 기억하세요. 우리 인생은 재활용하거나 코스트X에서 다시 살 수 없습니다. 기회는 딱 한 번입니다.


그 한 번의 기회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
여러분이 제 글에 공감하신다면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작가의 이전글 내가 나인 이유는 나에게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