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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석금 Nov 11. 2019

[하루 20분 0일] 생각 없이 웃기로 하였다.

실종 신고합니다.

지난주는 편두통으로 정말 망했다. 의욕 상실, 관계망 불통 등으로 일주일이 아니라 일 년이 된 느낌이었다. 워낙 병원과 친하게 지내지 못한 터라 약으로 견디다 시간이 흐를수록 심해져 결국 야간병원을 가게 되었다. 참 참을게 따로 있지 나 자신을 생각해봐도 참 둔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불러 진료실로 들어가니 30대로 보이는 젊은 여의사셨다.

<어디가 아프신가요?>

<네. 편두통이 너무 심해서요.>

그녀는 나의 증세를 듣고 웃었으나 나는 웃을 수가 없었다. 웃을 때마다 머리 뒷부분이 욱신욱신거렸기 때문이었다.

<가벼운 증세니 주사 한 대 맞고 3일 치 약 처방해 드릴 테니 약 드세요. 괜찮아지면 3일 치 다 드시지 말고 편두통이 또 생기면 조절해 드셔요.>


진료실을 나와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편두통의 원인은 나의 문제였다. 완벽하지도 못하면서 완벽해 보이려는 오랜 직장인의 초조감과 집착 때문이었다. 알면서도 내려놓지 못하는 내 맘이 더 문제였다.


약을 먹고 나니 머리는 무겁게 느껴졌지만 통증이 심하지는 않았다. 브런치에 접속했다. 나의 브런치를 읽고 댓글을 올린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다 [하루 20분]을 제안하신 보름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나의 도전기를 읽었다.


느낌이 새로웠다. 이 도전기를 진행할 때는 참 많이 웃으며 생활했구나 싶었다. 나에게서 사라진 '웃음'에 대하여 이 브런치에 실종신고를 낸다.


나의 웃음을 찾는 날을 기약하며,

그때는 편두통 때문에 아파하지는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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