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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석금 Apr 22. 2021

너라서 좋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오늘은 이 바람이 반갑지 않은 걸 보니 조금 더 시간을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너를 모른 척 돌려보내서 인가 보다. 이쪽으로는 아주 오랜만의 외출인데 말이지.  


네가 출발하는 것을 보고 지하 1층에서 6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왔단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두 다리는 심하게 후들거린다.

네가 보관하고 있던 내 습작품을 담은 가방을 어깨에 메고 올라와 그런가 봐.

고맙다. 내 작품이면서도 긴 세월 동안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그 시간을 돌려줘서.


너와 처음 만난 그 날부터 정말 오랜 시간이 흘렀네.

내가 여고 1학년 때였고 너는 여중 3학년 때 처음 만났으니 정말 강산이 몇 번 바뀌었네.

가만 생각해보니 그 긴 세월 동안 우리에게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

결혼을 하고 너는 며느리에 손주까지 얻었으니 기쁜 일도 참 많았다. 그렇지!


내가 언니인데도 언니 같은 너.

애써 잘 보이려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너.

생김 그대로 서로를 대해도 부담스럽지 않고 어떤 때는 친동생처럼 한결같았던 너였기에

오늘도 우리가 만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늘 만나고 헤어지면 그 시간이 아쉽기만 하니. 너무 섭섭해하지 마.

하늘색이 파랗고 구름 한 점 없는 어느 좋은 날 시원한 바람맞으며 하루 종일 얘기하며 맘껏 큰소리 내어 웃어보자. 그 옛날 수련회 갔던 그날들처럼.......


언제부터인지 서로의 생활로 바빠 가끔 얼굴을 봐도 넌 매일 만난 거처럼 서먹함이 없었지.

고마워. 정말 고맙다.

오랜 시간 이 언니에게 좋은 날이 오기를 기다려주고 함께 해줘서.


어디쯤 달려가고 있을까.

너에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거 같아 듣는 언니도 하고 싶은 일이 더 하고 싶어 지는구나.

이 역시 고마워. 네가 하고자 하는 일이 큰 어려움 없이 잘 풀리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프지 말고 운전할 때 늘 조심하렴.

끝으로 언니가 부탁한 거 잊지 말고 열심히 해보렴. 그런 재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노력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야. 희망을 갖고 노력하는 한 넌 젊단다.  


다음에 만날 때는 또 어떤 좋은 소식을 들려줄지 기대가 되는구나.

못 보는 동안 잘 지내고.

바로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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