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는 비어 있었다. 예약손님 오기 5분 전에는 반찬 등이 차려져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노부부가 돕는 일손 없이 하시려니 꽤 바쁘셨나 보다. 효 지회장이 노부부의 일손을 돕기 위해 주방 앞에서 기다리자 사장님의 '자리에 가 계시라.'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노타이에 편안한 사복 정장 차림으로 청장님이 식당 안으로 들어오셨다. 우리를 향해 밝게 웃으시는 모습에 제멋대로 뛰던 심장 소리도 안정을 찾았다.
청에서 근무하는 우리는 청장님을 자주 뵐 수 있기에 경찰서에서 참석한 대의원 현전 행정관, 운순 행정관에게 메인석을 양보하고 비켜 앉자 조금 섭섭해하시는 듯했다. 이 또한 나만의 착각이었겠지만.
음식을 만들고 차리는 게 어렵지 먹는 일은 10분이면 끝난다는 말이 생각났다. 빠르게 식사를 마치고 식당 근처에 있는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커피숍을 향해 함께 걸어가시는 뒷모습에 전혀 거리감을 느낄 수 없어 좋았다.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아 주변을 살펴보니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햇살은 따뜻하고 불어오는 바람 또한 친근하게 느껴졌다.
주문한 차가 나오길 기다리며 청장님은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맞추셨다. 청장님은 참 매력이 많으시다. 근무복이나 정복을 입으시면 한 청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위엄이 가득하신데 오늘같이 사석에서 뵈면 한없이 다가가게 만드신다. '편협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열린 사고'로 대화를 이끄시고 상대방의 울림에 귀를 기울이시니 누군들 안 다가갈 수 있는가 말이다. 이렇게 자신에게 집중하게 만드시니 이런 것이 매력이 아닐까?
이런 분이기에 직원들이 청장님을 어려워하면서도 오늘처럼 한자리에서 대화를 시작하면 일어나기가 힘든가 보다. 누군가의 말처럼 '한 번도 함께하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 만나면 두 번 세 번 계속 만나고 싶어 한다.'는.
오늘도 우리가 생각지 못한 우리가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한 번도 그 누구도 관심 갖지 못한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하여.
효 지회장과 서로 눈을 맞추며 이 건에 대하여 신중하게 본조에 제안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 정말 아쉬웠다. 오랜 시간 동안 더 많은 주제를 놓고 대화를 하며 청장님의 말씀을 듣고 싶었는데.
'또 시간이 있겠지.' 위로를 하며 우리도 자리를 떠났다. 청으로 들어오는 길 옆으로 벚꽃 나무가 줄을 지어 우리에게 예를 갖추었다. 차 창으로 활짝 피어 있는 벚꽃을 보니 더욱더 즐거웠다. 또 뵐 때까지 열심히 근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우리 청의 규모가 작고 비록 임차빌딩에서 근무를 하고 있지만 청장님처럼 한 지역의 치안 정책을 멋지고 지혜롭게 펼쳐 나가시는 리더와 함께라면 매일매일이 기다려질 거 같다.
감사합니다. 청장님^^
멀리 숲을 바라보면서도 그 숲 속 한 그루의 나무를 눈여겨보시는 그 따뜻함에 늘 감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