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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석금 Apr 13. 2023

뭘까!

두근 거리는 이 것은.

두근두근. 

볼은 화끈거리며 열이 오른다. 잠시 후 거울을 보니 붉었다. 갑자기 뇌리를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가슴이 벌렁벌렁 거린다.' 한참을 진정되지 않고 호흡이 가파오는 거처럼 느껴졌다.  

혹시 우리네 '마음'은 '심장'과 연관이 있는 걸까?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그 설렘으로 두근두근거리고 너무 슬플 때는 마치 심장 뛰는 게 멈춘 거처럼 가슴이 저린다고 하지 않는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아픔이 크기에 그런 통증을 느끼는 게 아닐까?  


가끔 지인들은 나에게 "너는 큰 거에는 대범하면서 아주 사소한 거에 목숨을 건다."라고 말한다.

그 말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정말 그런 거 같기도 하다.  


한 예로 오백 원 때문에 우정에 금이 갈뻔한 적이 있었다. 친구는 이유도 말하지 않고 오백 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넘어가도록 돌려주지를 않았다. 친구에게 말해 결국 돌려받은 적은 있었지만 그 오백 원이 아까워서만은 아니었다. '빌려달라.'는 말이 나의 맘에 아주 작은 생채기 하나만 냈을 뿐. 승차권 얘기를 했으면 내 승차권이라도 줬을 텐데 친구는 그 말을 하기가 어려웠었던 거다. 


이처럼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오랜 공직 생활을 하다 보니 소위 좋은 상사, 힘든 상사 등 다양한 부류의 윗분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대화가 가능하고 내 의견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그리고 들어주는 상사가 제일 좋았다. 오래전에도 그런 분이 있었지만 지금 그런 분을 뵌 거 같아 하루하루가 즐겁다. 

 

얼마 전 노조 집행부 간담회 때 청장님이 말씀하신 한 사안에 대하여 간단하게 톡으로 보고 드린 적이 있었다. 

간단하지만 포인트가 살아있고 보고의 6하원칙이 다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움을 반복하다 이모티콘과 함께 전송했다. 그리고 바로 청장님의 답이 톡 알림으로 들려왔다. 

 

보고를 드릴 때도 두근두근, 청장님의 답을 받았을 때도 두근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정말 귀에 들려오는 듯했다. 아끼는 이들의 소소한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좋은 아이템을 발굴하려 고심하고 그것을 창조하려니 하루가 정말 부족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전해받은 누군가는 아이템이 직원과 시민들의 일상에 녹아들도록 계절에 관계없이 뛰어다니니 모두가 즐거워하는 것 같다.  


이렇게 가지 않은 길을 가려하면 때로는 잡음도 들려오지만 모두가 한 마음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면 아이템마다 모두가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퇴직 1년을 앞두고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우리 후배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조금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는 몇 년 전 경찰청에서 같은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 승진해 경찰서 계장으로 나갔다. 다시 경찰청 다른 과 외근직으로 들어왔단다. 전에도 그러시더니 "약속을 못 지켜 미안하다."며 찾아오셨다. 가끔 연락을 드렸지만 정말 찾아오실 줄은 몰랐다. 건강하고 밝은 표정이어서인지 더욱더 반가웠다. 정말 유연근무 내기를 잘했다. 얘기를 하다 보니 퇴근시간이 지나있었다. 결국 우리의 얘기는 함께 출장온 다른 직원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야만 했다.  


오랜만에 반가운 이를 만나서일까! 원거리로 출근하는 이 아침. 차창밖으로 푸릇푸릇하게 보이는 산과 가로수의 나무들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였다. 수많은 감정 속에서 바라보는 것들도 다르게 보이지만 희망이 있는 오늘이기에 설렘이 가득하다.  



아주 오래전 대전시 선화동 충남지방경찰청 시절에 함께 근무했던 직원이 오늘 아침 보내준 좋은 글입니다. 

<素心遡考란 글입니다. 그 가운데 '소박한 마음이란 예를 아는 것, 남에게 손해를 주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것입니다.'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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