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많으나
잠시 날이 흐리더니 아침이어서 그랬나 보다. 창밖은 그 어느 때보다 화창했다.
오늘 아침 '20초의 포옹'을 쓰신 이운진 작가님의 글을 읽다 보니 '문체의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특히 '칠판 이야기'는 나의 학창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였고 미소 짓게 하였다. 교실에만 들어가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얌전한 아이가 되어 칠판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나. 그러나 교실을 벗어나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하고 활동적인 선머슴 같았기에 친구들은 이중성격을 갖고 있다고 놀려대곤 했다.
어느 날 초등학교 친구 아버지로부터 '여자이면 여자답게 하고 다녀라.'는 말에 충격을 받고 세상에서 둘도 없는 요조숙녀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독서가 취미였던 나는 글을 잘 쓰고 싶은 맘에 많은 책을 읽고 쓰려고 노력도 했었다.
매주 주말이면 고등부 예배가 예정되어 있어 교회에서 살다시피 한 거 같다. 그리고 매년 가을이 오면 대전지역 중. 고등학생을 초청하여 '문학의 밤'을 개최하였다. 교회에는 여고에 입학하면서 나가기 시작했지만 학교 문예반에서 활동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성시(聖詩)를 맡게 되었다.
성시 낭송은 여학생 두 명과 남학생 두 명이 중창단처럼 서로의 목소리에 맞춰가며 성시를 낭송하는 것이다.
그때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낭송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다.
성시 낭송을 준비할 때는 다윗의 '시편'과 잠언을 많이 읽었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참 대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도 지금도 책을 읽으면 아니 짧은 시(詩)를 읽더라도 누군가의 글은 좋은 영양제를 맞은 거처럼 수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나의 말과 행동을 긍정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만든다. 글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양분이라 생각한다. 정신을 풍요롭게 하고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올 초, 우리 사무실 빈 작은 공간에 '쉼'이라는 휴게실이 예쁘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작은 독서대에 몇 권의 책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꼭 읽고 싶은 책이 있기에 시간 나면 들어가 한 페이지라도 읽고 나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빨리 다 읽고 싶은 욕심이 커져만 갔다. 다음 주 석가탄신일 연휴 중에 당직이 있으니 그때는 다 읽어야지 기대하며 조바심을 내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혀 안에 가시가 돋는다.'라고 말씀하신 거처럼 절대적으로 독서가 필요한 때인 거 같다.
아침인데도 여기저기서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오늘은 또 얼마나 더울까.
모두가 힘을 내 즐거움이 넘치는 하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옛날 CF에서 본 거처럼 나도 해볼까?
"여러분! 여러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