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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석금 Jul 23. 2019

[하루 20분 14일] 생각 없이 웃기로 하였다.

 '홍길동' 맞으셔요?

이른 아침, 업무시간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컴퓨터 모니터의 깜빡거림을 보고 있었더니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멍해졌다. 고개를 서너 번 젓고 모니터를 보니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떠올랐다.


업무 때문에 읍사무소를 방문했을 때였다. 번호표를 뽑고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점잖게 생긴 할아버지 한 분이 창구 앞에서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가만히 들어보니 창구 직원이 신청서에 기재되어 있는 할아버지 이름을 보고 의아해 하며 몇 번을 묻는대 신청서에 기재되어 있는 이름이 견본으로 써놓은 '홍길동'이었기 때문이었다.

<할아버지! 성함이 홍길동 맞으세요?>

<음. 내 이름 맞아. 그런데 왜 그러시는감?>


직원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할아버지는  직원의 태도에 맘이 상하셨는지 화를 버럭 내셨다.

<자꾸 고개를 갸우뚱거리지 말고 컴퓨턴가 뭔가 찍어보면 내 이름이 맞는지 알 거 아닌 감?>라고 하시더니 의자에 앉으셨다.


일을 보러 왔다 기다리던 사람들은 직원과 할아버지 대화 내용으로 인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큭큭 ' 이상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창구직원이 확인한 결과 할아버지 이름은 '홍길동'이 맞으셨다. 창구 직원도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기세 등등하게 큰소리를 쳐가며  일을 보고 나가셨다. 창구직원은 애써 참았던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날은 '홍길동'이란 이름을 가지신 할아버지 덕분에 하늘을 날아갈 거처럼 기분이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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