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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Jun 29. 2018

친구와 코코

0628

친구랑 카톡으로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고2 때 미술학원에서 알게 된 친구는 지금도 빈번히 연락하고 지내는 친한 친구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키우던 코코라는 코카스파니엘이 몇 년 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보라매공원에서 친구와 코코를 한번 만난 적 있는데 녹색 울퉁불퉁한 고무공을 너무나 좋아했고, 정말 공을 백번 던 저 줘도 백번 물고 오는 아이였다. 주인 말고 다른 사람은 좀 꺼려 하는 성격이라 나는 맘껏 만져보거나 안아보지 못했던 강아지였다.
 보라매공원에서 신나게 놀고 나오는데 코코는 정말 아이같이 친구에게 힘든 내색을 했다. 친구는 코코가 힘들어서 그러나 보다 하고 그 큰 강아지를 안고 업고 집으로 향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코코가 할아버지가 됐을 때 예전에 내가 봤던 튼튼한 모습이 아닌 많이 야윈 모습에 놀라기도 했고, 코코가 가기 얼마 전엔 코코가 치매가 와서 가끔 사나워지고 주인을 몰라보는 상황도 생겨서 강아지도 치매가 온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과일씨를 잘못 먹어서 수술도 했고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은 정말 노인을 봉양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났지만 친구는 여전히 코코를 그리워하고 강아지를 좋아해서 주기적으로 강아지 카페에 가서 강아지들과 놀고 그 카페 주인과도 친해져서 거기 있는 강아지 산책도 시켜주며 마음을 달래고 있다. 다시 강아지 키울 생각 없냐는 나의 물음에 프리랜서가 되지 않는 한 강아지를 키우는 건 학대나 다름없어서 키우고 싶어도 키우지 못한다고 했다. 예전에는 본가에서 살았지만 지금은 혼자 자취를 하고 있는 친구이기에 강아지를 원해도 지금은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나도 어려서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고 좋아한다 생각하고 있지만 막상 키우게 된다 생각하면 자신이 없는 게 사실이다. 나같이 누구 챙기는 거 못하고 독립적인 스타일은 우리 집 거북이들이 딱일지도 모르겠다. 친구가 계속 코코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면 다른 강아지를 키우고 잊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상황이 또 키울 수 없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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