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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Sep 03. 2018

친구의 예언

D9_0903


며칠 전 친구의 퇴근시간에 맞춰 친구 회사 근처로 놀러 갔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공간에서 같이 일하던 직장동료였는데 지금은 한 명은 백수, 한 명은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저번 방문 때 거하게 술, 밥을 사줘서 이번엔 내가 내던 보태던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이미 결제를 해버린 친구. 고맙구려.

책을 읽고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친구였다. 나 또한 백수가 되니 생전 안 읽던 책도 읽게 되고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진다. 친구를 만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정유정의 28을 재미있게 읽고 있는 상황이라 요즘 소설 읽고 글 쓰는 게 가장 즐겁다고 말하니

친구도 말했다. 소설이 정말 좋다고. 그리고 소설을 좋아하고 읽다 보면 쓰고 싶어질 거라고 했다.


"아니 내가 무슨 소설을 써~ 소설가는 남다른 사람들 아니냐. 나 같은 사람이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라고 부정했다. 

 하지만 친구는 자신이 소설 쓰기 수업을 들어봤는데 그렇게 신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내 생각을 바로 써서 공개하는 게 부담되는 경우라면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남 이야기하는 척, 일반적인 글쓰기보다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했다. 


소설이 쓰고 싶어질 거다? 친구의 예언이었다. 


이제 고작 소설책 몇 권 읽고 재미있다 생각하고 있는 상황인데 설마 내가 소설을 쓰고 싶어지겠어?

생각해보니 어떤 걸 좋아하면 직접 해보고 싶은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나도 언제나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좋아하니까 내가 직접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나는경험주의자였다. 하지만 소설은 모르겠다. 아직은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내가 나중에라도 소설이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친구의 예언은 적중한 거고 나는 이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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