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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Aug 25. 2022

#35 "진짜 인간은 소설 속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10 시절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삼성출판사 청소년 필독서' 전집이다.



     사랑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되었는데, 초등학교 들어가자마자 였을 거다.    언니와 , 이렇게 딸이 둘인 집에서 엄마의 교육열은 펄펄 끓는 용암보다도  뜨거웠다. 첫째인 언니가 엄마의 기대를 족족  따라주었으므로, 불행인지 다행인지 언니보다 조금은  빡빡하게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방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으면 아무도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책이 좋아서 읽기 시작한 건지, 잔소리 방패용으로 읽기 시작한 건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거실벽 두 개에 책장을 빈틈없이 놓고, 그 책장엔 또 책들이 꽉꽉 들어차 있었다. 그리곤 그 한가운데에 긴 책상이 놓였는데 그 모습이 꼭 도서관 같았다. 언니는 공부를 하면 난 그 앞에 앉아서 책을 읽는 일상이 이어졌다.

    어렸을 때도 많고 많은 책들 중에서 특히 소설을 좋아했었는데, 그때의 소설은 나에게 일종의 오락이었다. 내가 가보지 못한 세계, 경험할  없는 과거, 평생 만나기 힘든 인물들이 소설만 읽으면 곧장 나의 세상이 되었다. 소설  세계가  세계가 되었고 인물들이  주변인들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밤새서 읽을 정도로 재밌었다. 그다음으로 가장 좋아한 소설은 '남쪽으로 튀어!'이다.

    성인이 되고 보니 소설은 훨씬  깊고,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다. 청소년이었을 땐 마냥 재밌기만 했던 소설 속 사건들이 내 삶에 펼쳐지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허구의 이야기일 뿐인데, 그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나 자신이 이해되기도 했고, 주변인을 용서하기도 했다. 배경도 성격도 너무나 다른 소설  주인공이 언제는  같았고, 엄마 같았다가,  친구 같기도 했다. 소설 덕분에 다양한 타인을 이해할  있게 었다.

    좋아하는 소설인 정세랑 작가님의 '시선으로부터'에 그런 구절이 나온다.

"읽는 사람은 언젠가 쓰게 된다."

    50 챌린지의 완주까지  보름 정도가 남았다. 완주를 기쁘게 해내고 나면, 3월에 중단했던 소설 쓰기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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