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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Oct 01. 2022

#72 가난하게 사랑받고만 싶어

바람 - 최유리


바람 - 최유리


울지 않을래 슬퍼지지 않게
더는 아픈 말 없게 나 이제
사랑한단 맘으로만 가득하게


난 한 치 앞을 봐 우리는 왜 대체
놓여버린 아픔에만 무게를 두려는지
나와는 다른 마음일런지


가난하게 사랑받고만 싶어
깊은 마음에 기뻐하게


가난하게 사랑을 받고만 싶어
나는


난 한 치 앞을 봐 이미 우리는 다
놓여버린 말들에만 무게를 두었기에
아쉬움만 보인 거지


가난하게 사랑받고만 싶어
깊은 마음에 기뻐하게


가난하게 사랑을 받고만 싶어
이게 따분해질 일인가요

내가 그래 너를 바라다볼 때
난 사랑에 목이 말라있어
아픈 말 다 잊을 땐 날 찾아와 


    드라마 OST지만 드라마는 보지 않았고, 어딘가에서 우연히 들은 노래인데 '가난하게 사랑받고만 싶어'라는 후렴의 가사에 뜻도 모르면서 마음이 깊게 동요하여 '한 곡 반복'을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가사가 시적이고 들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준다. 이렇게 멋진 가사를 누가 썼나 찾아보니, 노래를 부르신 최유리 님께서 작사, 작곡을 모두 하신 거였다. 너무나 멋진 싱어송라이터를 알게 된 기분!

    그러다 문득 '가난한 마음'도 아니고 '가난한 사랑'도 아닌, '가난하게 사랑만 받고 싶다.'라는 마음은 어떤 마음인지 궁금해져서 가수 최유리 님의 인터뷰가 없는지 찾아보았다.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최유리 님께서 직접 뜻을 남겨주셨다고 한다. 


싱어송라이터 최유리 님


"나는 걱정이나 기대 하나 없이 마음을 텅 비운 채
아무 생각 안 하고 그냥 사랑만 받고 싶다."


    가난하게, 라는 뜻이 욕심이나 욕구 등 다른 마음들을 모두 내려놓고 '하나의 사랑'만을 받고 싶다, 라는 뜻처럼 느껴진다. 비슷한 맥락의 시가 떠올랐다. 나태주 시인의 '초라한 고백'이다.



초라한 고백

                     - 나태주


내가 가진 것을 주었을 때

사람들은 좋아한다


여러 개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보다

하나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

더욱 좋아한다


오늘 내가 너에게 주는 마음은

그 하나 가운데 오직 하나

부디 아무 데나 함부로

버리지는 말아다오.





- 파랑 -

무한히 '한 곡 반복' 했던 곡들에 대해서 종종 써보려고 합니다. 노래 꼭 들어주세요!

현재 매일 한 개의 글을 써서 브런치에 업로드하는 '100일 챌린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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