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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Oct 05. 2021

[짧은 글] 우리 모두의 아저씨

아저씨 = 아빠 (아저씨는 아빠다.)

    스타벅스에서 노트북으로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재즈가 흐르고 있었고, 집중하기 좋은 분위기였다.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뒷자리에 굉장히 목소리가 크신 아저씨 한 분이 오신 것이다. 아저씨와 할아버지의 중간 나이쯤 계신듯한 할저씨께서는 매장의 온 공간에 울려 퍼지게 큰 목소리로 일행분과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흐름은 깨졌고, 에어팟을 꽂고 다시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에어팟 프로의 훌륭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비집고 들어오는 할저씨의 높은 톤과 큰 목소리 특유의 울림과 진동•••


    문득 우리 아빠가 생각이 났다.


    올해 환갑을 맞으신 우리 아빠. 남들의 눈에는 우리 아빠도 영락없는 할아버지겠지...? 노화가 진행되면 청력 또한 많이 약해진다고 한다. 아빠도 언젠가부터 목소리가 점점 커지셨다. 통화를 할 때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종종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목소리 데시벨이 올라가시는 것 같았다.


그래,

울 아빠도 어디선가 큰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시겠지•••


    이런 생각에 다다르자 전처럼 뒷자리의 대화 소리가 거슬리지 않았다.


그럴 수 있지.

그러실 수 있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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