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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Dec 01. 2021

꿈이 뭔가요? 저는 초밥이요,

묵은지광어면 더 좋고요.

    연말은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 크리스마스는 말할 것도 없고. 거리는 온통 빨갛고 노란 알전구들로 물든다. 옆집 강아지보다 더 반가운 트리가 곳곳에 눈에 띄기 시작한다.



    친구에게 선물할 일이 있어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켰는데, 보지 말았어야  것을 보고 말았다. 홀리데이 카테고리에 등장한 '아르마니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 화장엔 관심이 전혀 없지만 파란색 아르마니 쿠션엔  심장을 뺏긴 기분마저 들었다.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니... 온몸의 세포가 들뜨기 시작했다. 반짝반짝 영롱하다 못해 황홀한 자태의 블루 쿠션.


    '화장도  하는데 , 사지 말자.' 하고 다음날 같은 페이지를 다시 들어갔다.


    없다. 없어...! 이럴 수가!


    빠르게 네이버와 아르마니 공홈도 뒤졌지만 나오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매장을 검색해서 바로 전화를 걸었다.

- "파란색 홀리데이 리미티드 그거 있나요?!"

- "네 있습니다 고객님~"

    급히 옷을 챙겨 입고 눈썹을 휘날리며 뛰쳐나왔다. 나오고 보니.. 양말도 파랑, 가방도 파랑•••


    백화점에 도착해서 쿠션 겟!!


    신난 마음 그대로 지하로 내려갔다.

지친 내 몸과 마음을 뉘일 곳, 아아, 백화점 식품관. 아름답게 진열된 각종 식품들을 보면 그 어떤 테라피보다 마음이 더 충만해진다. 목적을 달성하고나니 배가 고파와 푸드코트를 두어바퀴쯤 돌다가 회전초밥집에 자리를 잡았다. 혼자 몇 접시 간단히 먹고 깔끔히 배를 채우기에 초밥만 한 건 없지, 암.



    맛있는 건 레일에 없다, 메뉴판엔 있다.



    묵은지광어와 갈릭연어를 주문했다.

    김칫국물을 쪽 빼고 채 썬 후, 설탕과 참기름에 챡챡 버무린 새콤달콤 묵은지는 광어회를 만나 입 안에서 왈츠춤을 추고,

    살짝 느끼하면서 고소한 마늘맛의 마요네즈가 혀 안을 찌르면, 이윽고 불향 가득 나는 연어가 입 안에 가득 찬다.

각 4피스씩 먹고 장국을 비우니 배도 따땃하고 마음도 부른 것이 매우 행복해진다.


             묵은지광어 초밥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아삭하지만 부드럽고, 물렁한 듯 쫄깃하고.

             새콤하지만 시원하고, 삼삼한 듯 고소하다.


                            욜라 매력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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