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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알 Jan 12. 2022

텀블러와 에코백 - 우리는 정말 환경을 지키고 있나요?

'친환경 제품'이라는 이름에 속지 마세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여기 저기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물품들투성이입니다. 그 중 특히 많은 것이 바로 물이나 음료수를 넣고 다닐 수 있는 텀블러죠. 제 막내동생은 텀블러에 숭늉을 넣고 학교에 가져가기도 하는데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제 책상 위에도 하나가 있네요.     

 이건 제 텀블러인데요, 본가에 있던 스타벅스 텀블러를 자취방에 가져와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사람들은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며 각자의 방식으로 환경보호에 이바지합니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은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보다 환경에 훨씬 더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게 다일까요?   

  

 텀블러를 통해서 환경 보호를 제대로 할 수 있으려면, 같은 텀블러를 계속해서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텀블러 역시 우리가 생산해내는 제품이고, 쓰지 않으면 쓰레기가 되니까요. 심지어 2019년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실험 결과, 300mL 용량의 텀블러 온실가스 배출량이 종이컵보다 24배, 일회용 플라스틱 컵보다는 13배 높았다고 합니다.

      

 더 예쁜 텀블러가 생겨서, 텀블러를 모으고 싶어서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텀블러들을 자꾸만 사게 된다면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버릴 때와 똑같이, 혹은 그것보다 더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는 셈입니다. 캐나다의 환경보호단체인 CIRAIG의 보고서 영문 요약본에 따르면, 텀블러의 종류에 따라 1000회를 더 써야 다회용컵으로서의 의미가 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하루에 한 번씩 쓴다고 해도 거의 3년을 써야 일회용 컵보다 더 적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에코백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에코백 역시 우리 주변에서 텀블러와 비등비등한 정도로 찾아볼 수 있는 친환경 제품입니다. 연예인 굿즈, 혹은 브랜드의 머챈다이즈로 제작되기도 하고, 기업의 이름이 적힌 에코백을 사은품으로 하나씩 받아오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집에도 에코백이 두세 개 이상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에코백의 과소비 역시 환경보호와는 거리가 멉니다. 석유로 만들어진 비닐봉지와 달리, 목화로 에코백을 만드는 것이 더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2011년 영국 환경청의 발표에 따르면, 캔버스 에코백 하나는 최소 131번 이상 써야 비닐봉지를 매번 쓰고 버리는 것보다 환경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매일 들고 다닌다고 하더라도 최소 4달 반은 써주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텀블러도, 에코백도, 일회용 컵과 비닐봉지보다 더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 정말 충격적이지 않은가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텀블러와 에코백이 친환경 제품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일까요? 이는 우리가 각 제품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물을 담은 종이컵은 눅눅해져 많아도 다섯 번 이상은 사용하지 못할 것이고, 비닐봉지 역시 무거운 것을 담으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찢어지겠죠. 하지만 에코백과 텀블러라면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담아도 끄떡없습니다. 결국 ‘무엇을 쓰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느냐’도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새해에는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이미 있던 제품을 소중히 아끼고 사용하는 데에서 환경보호의 첫걸음을 떼어 보는 것이 어떨까요?     


그럼, 지금까지 여리모였습니다! 모두 환경보호 하는 하루 되세요! ♥    

                          

[세계일보] ‘진짜 친환경 맞아?’ … 대란 벌어진 스타벅스 공짜 다회용컵 논란

[Anthropocene] Reusable or Disposable; Which coffee cup has a smaller footprint?

[여성신문] 텀블러 220번 써야 일회용컵보다 나은데 … 재사용률 20% 그쳐



여리모 Yeorimo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지구를 만들고 싶은 영문학도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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