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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범 Mar 28. 2019

엄마의 사랑 보이기

엄마의 사랑 보이기    


그는 모릅니다.

사랑은 가슴이 아닌 눈으로 보인다는 걸

그래서 사랑이 보이지 않을 땐 눈물이 난답니다.    


어느 대중가요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대사입니다. 이 노래는 어느 드라마의 주제곡이기도 합니다. 이곡의 리듬도 좋았지만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대사가 참 좋았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쩌면 저렇게 잘 표현했을까 듣고 또 들었습니다. ‘사랑은 가슴이 아닌 눈으로 보인다는 걸’이라는 문장 하나로는 이해되지 않았는데 ‘사랑이 보이지 않을 땐 눈물이 난다’는 뒷 문장과 연결되면서 가슴 한쪽에서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그리워하는 존재가 눈앞에 없을 때 우리는 눈물이 납니다. 저도 지금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가슴에 담고 있는 따뜻한 감정을 굳이 언어로 표현하자면 그리움입니다. 그리움이나 사랑이나 우리 신체 안의 감정에서는 비슷한 상태이지만, 신체 밖 언어로 표현하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움은 혼자의 감정라면 사랑은 둘의 감정입니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감정이 그리움이라면, 눈앞에 보이는 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움이라면 맛있는 밥을 같이 먹고 학교생활을 이야기를 들으면서 응원해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이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에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을 이 세상 부모에게 던진다면 10명 중 10명이 자식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우리의 유전자 때문이지요. 먼 인류의 조상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생존과 번식이었습니다. 생존과 번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는 생명체에 대한 정의에서 ‘유전자 운반체’라는 말을 사용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생명체의 하나인 우리 인간도 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자식이 이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입니다. 이러한 자식에 대한 감정은 문화나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자식이 실력도 있고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는 것을 간절히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본능이기 때문에 사랑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 본능밖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 더해졌을 때 사랑으로 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가슴이 아닌 눈으로 보이는 것’이라는 문장을 아이들과 엄마의 문제로 가져와 보겠습니다. 엄마가 우리 아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가슴에 있습니다. 그것은 본능이며 소망이며 욕심입니다. 사랑은 우리 아이가 잘 되기를 바라는 ‘엄마의 보이기’를 통하여 완성됩니다. 도대체 엄마의 보이기란 무엇일까요?     


빗나가는 자식과 남편의 무관심에 지친 아내가 하나님께 말했습니다. “하나님! 너무 힘들어요. 저를 천국에 데려가 주세요.” “그래 많이 힘들었나 보구나. 그런데 천국에 가기 전 내 세 가지 부탁을 들어줄 수 있겠니?” 여자는 천국에 빨리 가고 싶어 하나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하나님은 첫 번째 부탁을 했습니다. “애야 집안이 지저분한 것 같은데 네가 죽은 후에 마지막 정리를 잘하고 갔다는 말을 듣도록 집안 청소를 해 보거라.” 그녀는 3일 동안 열심히 집안 청소를 했습니다. 3일 후 하나님이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애야 아이들이 마음에 걸리지. 네가 죽은 후 엄마가 우리들을 정말 사랑했다고 느끼게 최대한 사랑을 주려무나.” 여자는 3일 동안 아이들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나님이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 이제 마지막 부탁이구나. 그동안 너 남편이 미웠지. 그래도 장례식 때 ‘참 좋은 아내였는데’라는 말이 나오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해 보아라. 정말로 싫었지만 천국에 빨리 가고 싶어 3일 동안 남편에게 웃어주고 따뜻하게 대해주었답니다. 자 이제 천국에 갈 시간이 되었구나. 떠나기 전 네 집을 한번 돌아보려무나. 여자는 집을 돌아보았습니다. 먼지 하나 없는 집에서 아이들이 보였습니다.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어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옆으로 남편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저렇게 편하게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을 정말 오랜만에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하나님께 천국에 가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을 것입니다. 우리 집이 천국이고, 우리 남편과 아이들이 천사라고 이야기했겠죠.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소망이고 욕심입니다. 그 소망과 욕심이 아이들을 바르게 성장시켜 주지는 못합니다. 오직 유일한 방법은 ‘사랑 보이기’입니다. 부모가 사랑 보이기가 바르면 아이들은 바르게 성장할 것이고, 부모의 사랑 보이기가 잘못되어 있으면 아이들은 잘못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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