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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림 Mar 22. 2017

[영화리뷰] 최악의 하루

오늘도 힘껏 Lying을 하고 있을 그대에게-

*오늘도 힘껏 Lying을 하고 있을 그대에게- 


꿈이었을지 모르겠다. 감독이 꾸는 꿈(lying)에 잠시 초대되어, 한 여인과 그 여인을 둘러싼 세 남자의 이야기를 묵묵히 바라보다 어느덧 그 꿈이 깨어버린 듯한- 
꿈속 주인공들에게는 최악의 하루였겠으나 그 꿈을 바라보는 우리의 입가에는 슬며시 미소가 번지는, 그런 하루.


거짓말 같은 하루의 시작, 둘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

소설가인 료헤이는 스스로를 거짓말쟁이라 소개한다.
Actress인 은희도 덩달아 스스로를 거짓말쟁이라 소개한다.
둘은 서로의 모국어를 알지 못해 어눌한 영어로 소통한다.
익숙지 않은 언어에 거짓은 끼어들지 못한다.
극 중 유일하게 lying하지 못하는 관계-
소설(거짓) 속 주인공은 작가에게 거짓을 할 수가 없다.


"진실이 어떻게 진심을 이겨요?"

은희는 거짓을 하고 있다, 진심을 다해. 아니,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모두 거짓을 하고 있다, 진심을 다해. 

거짓이 행복을 담보해준다 믿는다. 혹은 오늘을 버틸 수 있게 해준다. 무엇이 참에 가까울까-


"진짜라는게 뭘까요, 사실 다 솔직했는걸요"

진심을 다한 거짓이 들통났다. 최악의 하루가 되려 한다.
사실 다 솔직하지 않았다. 거짓으로 버티고 있던 세계가 무너지려 한다. 다시 거짓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극이 무대 위에 있을 땐 진심이거든요. 근데 끝나면 가짜고"

최악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lying이 없다면 최악의 하루가 연장될 뿐이다. 희망은 거짓이 담보한다.


해피엔딩 속 주인공의 얼굴이 해피하지 않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현실은 최악일지라도 lying 속에서는 행복한 결말이 가능하니까-
이것은 우리가 예술이라는 허구의 세계에 기대는 어떠한 것이기도 하다.
반대로 예술이 현실에 기여하는 어떠한 것이기도 하다.
해피엔딩의 주인공은 웃지 않는다.
해피엔딩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웃을 뿐이다.

오늘도 힘껏 lying을 하고 있을 당신을, 우리를
응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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