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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림 Nov 15. 2017

[영화 리뷰] 아기와 나

댁은 애인 있을 때 다른 여자랑 안 자슈?

난 정연주 배우의 연기가 좋았다. 영화는 이이경 배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브런치 무비 패스를 통해 관람했습니다.

*2017. 11. 23. 개봉 예정.


댁은 애인 있을 때 다른 여자랑 안 자슈?_영화 '아기와 나' 中


작년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성실한 나라의 엘리스'를 꼽을 것이다. 잘 모르는 감독이었다. 다만 KAFA 출신이라고 했다. KAFA라는 이름이 있어 보여서 기억하고 있었던 터에 이번 시사회의 참석 기회가 왔고 이 영화의 감독도 KAFA 출신이라고 하기에 주저 없이, 아니 사실은 주저는 했지만, 다른 영화들을 제치고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됐다. 또 언급할 일이 없을 것 같아 미리 말하지만 나를 주저하게 했던 것은 제목 때문이었다. '아기와 나'라니. 이미 식상하다. 감독은 영화의 제목에 대해 심도 있는 토의와 고민을 거쳤다고 했으나 더 고민했어야 했다고 본다. 영화를 보고 나니 더욱 그렇다. 영화가 아깝다.


   


아내가 사라진다. 남편은 아내를 찾아 헤매고. 아내는 극적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이 영화의 플롯이다. 제목만큼 식상한 이 구조에는 조금의 긴장감도 생길 수가 없으나 이 영화가 꾀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녀(女)를 통해 본 그들(男)의 이면. 그들은 어떤 사람인가. 남자는 얼마나 작은 가에 대해 이 영화는 이야기하고 있다. 식상한 플롯을 뻔하지 않은 메시지로 덮었다. 역시 KAFA 출신 감독들은 다르군 이라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었다. 단단하다. 이것이 남자다!라고 외치는 감독의 외침이 남자인 나의 얼굴을 붉히게 만든다.



소싯적 순영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걸레였고 도일의 동네 친구들 중 그녀와 자지 않은 새끼가 없고 도일은 그녀를 찾아 헤매다 내 새끼의 진짜 아빠일지도 모르는 어떤 유부남 새끼를 만나게 된다. 유부남에게 내 새끼를 건네야 하는 그 번뇌의 찰나, 도경은 묻는다.


'아니, 결혼도 하신 분이 왜 그런 짓을 해요?'


그러자 그 유부남 새끼가 답한다.

'아 댁은 애인 있다고 다른 여자랑 안 자요?'


잔다.  애인이 있어도 자고, 아내가 사라지고 엄마가 사경을 헤매도 잔다. 그것이 남자다. 

사라진 아내는 벼룩시장을 뒤지며 일자리를 구하고 지 새끼 얼굴이 한 번 보고 싶어 친구를 이용해 목숨을 건 추격전을 벌이지만, 남자는 잔다. 잔다. 잔다. 섹스를 한다. 


걸레가 된 그녀를 걸레로 만든 놈들이 손가락질을 한다. 그것이 이 세계다. 

아멘-



그들은 화해할 수 있을까. 아기가 그들의 구원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이 공고하기에 나로서는 회의가 들지만 그래도 응원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목소리를 내 준 손태겸 감독님께도 감사하다는 인사와 응원을 전해본다.

많은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이 영화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 남자의 지질함을 다루었기에 홍상수의 영화들이 떠올랐는데 홍상수는 몸소 보여주지 않았는가.

아기로는 절대 구원할 될 수 없는 것이 남자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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