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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Jul 13. 2023

OKR, KPI가 놓치고 있는 진짜 동기의 원리

세계적 학술지에서 찾은 직장생활 꿀팁

성과 관리의 기본은 목표 관리다. 효과적인 목표관리체계는 성과 달성을 돕는다. 많은 조직이 OKR, MBO, KPI에 목을 매는 이유다.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생각한다. 왜 열심히 일하지 않는가? 일하는 목표가 분명치 않아서다. 우리는 분명한 목적(Objectives)과 목표(Key results)가 필요하다. 목표가 분명히 제공된다면 행동에 옮기기 쉽다. 목표관리에 실패하는 이유는 목표가 모호해서다. 따라서 SMART(Specific, Measurable, Action-oritented, Realistic, Timely)한 목표는 조직의 성과 달성에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엔 오류가 없을까?


과연 분명한 목적과 목표가 동기를 유발할까?



동기를 유발하고 관리할 수 있으려면 동기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동기는 행동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점심 시간이 되면 당신이 하는 행동은 무엇인가? 밥을 먹으러 간다. 왜 밥을 먹는가?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배고픔은 행동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유기체로서 인간이 밥을 먹는 목적은 따로 있다. 생존이다. 밥을 먹는 목적은 분명 생존이고 목표는 생존 유지지만 우리는 밥 먹으러 가면서 그 누구도 생존을 위해서 먹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배가 고프니 먹을 뿐이다.


사실 밥 먹는 행위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생존이라는 목적보다도 위에 음식물이 비었을 때의 불편한 느낌이 더 중요하다. 만약 불편함을 못 느낀다면 생존이라는 목적을 알고 있어도 자발적으로 밥을 먹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도파민에 취해 불편함을 못 느끼는 쥐는 바로 옆에 음식이 있어도 굶어 죽는다. 밥 먹는 행위를 이끌어내는 것은 목적이나 목표가 아니라 느낌이다.


그렇다. 유기체로서 인간이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번 음식을 섭취할 때마다 목적이나 목표를 떠올릴 필요가 없이 생존이라는 목표와 배고픔이라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연동하는 시스템을 갖추면 된다. 다시 말해, 생존이라는 목표가 행동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배고픔이라는 불편한 느낌을 해소하려는 시도만으로 자연스럽게 목표 달성이 되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OKR, MBO, KPI는 목표달성의 도구다. 그런데, 정작 현장의 구성원들은 조직의 목표달성도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작동되는지 별 관심이 없다. 그저 위에서 바꾸라고 하니 바꾸는 것 뿐이다. 왜 그럴까? OKR, MBO, KPI로 만들어진 목표가 일선 현장 구성원들의 느낌과 제대로 연동되지 않아서다. 아래 표는 OKR과 MBO, KPI의 차이를 보여준다. 아쉽게도 이 표에는 정작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 목표와 느낌과의 연계다. 나는 목표 관리 체계에 긍정적 느낌을 야기하는지, 부정적 느낌을 야기하는지 기본적인 정서가(valence)에 관한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다.


출처: https://selfstudynote.tistory.com/420


당신이 속한 조직은 어떠한가?


비전, 미션, 가치, 목표를 분명히 하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이어지는가? 조직에서 목적이나 목표만 가지고 구성원의 동기를 관리한다면 이는 마치 밥 먹는 행위에 생존을 강조하는 것과 같다. SMART하게 목표를 구성했다고 동기가 유발될까? 목적이나 목표가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이 아니다. 목적과 목표는 반드시 어떤 느낌을 동반해야 하고 동기를 관리하려면 느낌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동기를 알아차리는 것은 이 느낌이기 때문이다.


정형외과 재활치료 환자 423명을 상대로 한 연구다. 이들은 모두 운동이 중요하고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운동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운동에 대해 생생한 느낌을 자주 떠올린 그룹이었다.


모든 환자들은 운동의 목적과 목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왜 운동을 바로 시작하지 못했을까?


느낌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운동에 대한 생생한 느낌을 떠올리게 만든 환자들은 운동을 시작할 동기가 생겼다. 인지적 목표가 정서적 느낌에 앞서는 경우도 있지만 일상적인 동기는 대부분 이처럼 느낌이다.


2023년 7월, Journal of Behavioral Decision Making에 게재된 "Imagining risk taking"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목표 관리에 있어 느낌의 정서가(valence)가 중요하다는 나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험은 단순하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다양한 위험 상황에서 기꺼이 행동에 옮길 것인지에 대해 응답해야 한다. 그런데 사전에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각 상황에 있어 행동을 옮긴 후의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긍정적일지 0부터 100까지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부정적이라면 0에 가깝게 긍정적이라면 100에 가깝게 점수를 표시하면 된다.


주어진 상황은 다양하다. 사람들은 공문서에 파트너 서명을 위조할 것인지와 같은 윤리적 의사결정, 의사의 조언 없이 약을 마음대로 복용할 것인지와 같은 건강에 관한 의사결정, 마음에 드는 이성과 피임도구를 쓰지 않고 성관계를 할 것인지와 같은 사회적 관계 의사결정, 스포츠 게임에 연봉을 걸 건지와 같은 재무적 의사결정, 구불구불 산길을 빠르게 드라이브 할 것인지와 같은 여가 활용에 관한 의사결정 등에 있어 그 일을 저지르고 난 다음에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긍정적인지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실험 결과, 해당 행위를 하고 난 후의 자신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여겨질수록 그 일을 실행할 확률이 높았다.



출처: Smieja, J., Zaleskiewicz, T., Sobkow, A., & Traczyk, J. (2023). Imagining risk taking: The valence of mental imagery is related to the declared willingness to take risky actions. Journal of Behavioral Decision Making, e2340.


이어진 실험은 사람들이 위와 같은 각 상황에서 의사결정할 때 무엇을 중요시 여기는지에 관한 질문이었다. 사람들은 윤리적 의사결정 시에는 직관을 중시했고, 재무적 의사결정이나 건강에 관한 의사결정, 사회적 의사결정 등에는 논리가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실제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달랐다.


사람들은 의사결정 과정에 논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 행위로 한 다음에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긍정적일지가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행동에 옮기도록 하는 것은 그 일이 왜 필요한지, 그 일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그 일을 실제로 하는 자신의 모습에 관한 긍정적 느낌이다. 비전이 중요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좋은 비전은 목표가 달성된 후의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당신 조직의 구성원들이 OKR, KPI와 같은 구체적인 목표가 주어져도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면, 목표 탓은 그만하자. 그리고 그 목표가 야기하는 느낌에 주목해 보자. 구성원 각자가 평가하는 긍-부정 느낌의 총합을 측정해 보라. 충분히 높다면 목표는 적정하다고 봐도 좋다. 그렇지 않다면 목표가 긍정적 느낌을 야기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하거나, 목표를 수정하는 것이 옳다. 동기에 관한 심리학 연구의 역사는 동기를 유발하는 것은 목표가 아니라 느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 신작,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를 소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길을 걷다가 들려오는 노래에 발걸음을 멈추고 ‘어? 이거 내 이야긴데?’라든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거였어!’ 하면서 무릎을 친 적이 있을 것이다. 음악은 우리의 마음과 귀를 붙잡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에서 저자는 우리의 마음을 붙든 노랫말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다. 물론 같은 노랫말이라 하더라도 듣는 사람의 기분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해석은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자는 음악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심리 기제를 풀어냄으로써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우리를 자연스레 설득해나간다. 그 덕분에 우리는 마음의 작동 방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와 타인을 좀더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특정 음악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BTS, 트와이스, 멜로망스, 이무진, 잔나비, 폴킴 등 33곡의 다양한 노래들을 심리학적으로 조명한다. 게다가 독자들이 손쉽게 노래를 찾아 들을 수 있도록 각 꼭지마다 QR 코드가 있어 읽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듣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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