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 나누면서 자존심이 상하고, 슬픔을 나눌 때 기뻐하고 있다면, 조직 공정성을 의심하라.
질투와 부러움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감정이다. 부러움은 남이 잘됐을 때, 나도 그렇게 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감정이지만, 질투는 남이 잘됐을 때, 그 사람이 제발 망하기를 바라는 생각을 품게 하는 감정이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다. 만일, 당신 조직에서 누군가 승진을 해 그 기쁨을 나눌 때 배가 된다면 당신은 좋은 조직에서 일하고 있다고 자부해도 좋다. 그런데, 누군가 승진을 했을 때, 승진 대상자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얼굴은 웃지만 마음은 질투로 가득하다면 당신이 못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조직의 문제일 수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런 조직일수록 슬픔을 나눌 때, 겉으로는 함께 슬픈 척하지만 속으로는 웃고 있을 확률이 높다. 소위 말해, 기쁨을 나누면서 자존심이 상하고, 슬픔을 나눌 때 기쁨이 배가 되는 그런 조직이 세상엔 의외로 많다.
그렇다면, 어떤 조직에서 기쁨은 반이 되고, 슬픔을 나누면서 기쁨이 배가 되는 것일까?
출처: Marescaux, E., De Winne, S., & Rofcanin, Y. (2021). Co-worker reactions to i-deals through the lens of social comparison: The role of fairness and emotions. Human Relations, 74(3), 329-353.
조직 심리학자들은 그 답을 조직 공정성에서 찾았다. 구성원들이 조직이 공정하다고 느낄수록 기쁨은 배가 되고 슬픔은 반이 됐다. 하지만, 조직이 불공정하다고 느낄 때, 승진한 사람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달할 때, 자존심이 상했으며, 나쁜 일을 위로할 때 오히려 기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구성원들은 공정한 조직이라는 신호를 주로 어떤 장면에서 받을까?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임원 인사다. 구성원들은 마땅히 임원으로 승진해야 할 사람들이 승진하고 보상받는다는 인상을 받을 때, 공정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조직 정치나 아부를 잘해서 승진하는 사람들이 생길 때, 불공정성에 대한 지각은 높아진다. 인사가 만사라고 불리우는 이유 중 하나다.
따라서 조직은 리더 특히, 임원 승진에 철저해야 한다.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그럴듯한 조직 문화를 만들었어도 불공정성에 대한 지각이 높아지면 무너지기 쉽다.
어떻게 공정성에 대한 지각을 높일 수 있을까?
조직 공정성은 분배 공정성과 절차 공정성, 상호작용 공정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분배 공정성이다. 분배 공정성은 투입 대비 결과를 말한다. 당신이 100만큼 일하고 100만큼 받는다면 공정하다고 느끼겠지만, 100만큼 일했는데, 50 밖에 못받는다면 불공정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런데, 분배 공정성이 이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 함정이다. 옆 자리 직원이 있다. 나는 100만큼 일하고 100을 받았는데, 옆 직원은 50만큼 일하고 100을 받아 간다. 공정한가? 결코 공정하지 않다. 더 재밌는 점은 상황이 바뀐 경우다. 나는 50만큼 일하고 100을 받고 옆 직원은 100만큼 일하고 100을 받는다. 공정한가? 아마 약간의 죄책감은 들겠지만 공정하다고 느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분배 공정성을 달성하기는 너무 어렵다.
그래서 조직의 리더들은 절차 공정성과 상호작용 공정성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절차 공정성은 평가와 분배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느끼는 공정함이다. 평가와 분배를 정하는 의사결정 과정에 동참하거나 절차가 투명하게 공표되고 절차대로 진행될 때 구성원들은 공정함을 느낀다. 짬짜미로 결정되고 결과만을 통보받는 조직에서는 공정함을 느낄 수 없다. 상호작용 공정성은 구성원이 느끼는 리더의 태도다. 구성원들은 리더가 자신을 존중하고 있다고 느낄 때 상호작용 공정성이 증가한다. 주고받는 정보의 질과 양, 상호 작용 과정에 느끼는 인간적인 관계의 질 등이 높다면 신뢰는 증가하고 구성원들은 비록 다른 공정성에서 미흡하더라도 리더를 믿고 버틸 수 있다.
그렇다. 조직 공정성의 기본 중의 기본은 리더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다. 최근 ADP 연구소의 5만여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구성원들이 리더를 신뢰한다고 느낄 때 업무에 완전히 몰입하고 강한 회복 탄력성을 가질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3배나 높았다. 분배 공정성은 분배 그 자체가 공정하기도 어렵지만 심리적 요인으로 달성하기가 더 어렵다. 하지만, 절차 공정성과 상호작용 공정성은 리더의 노력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기쁨이 배가 되고 슬픔이 반이 되는 조직엔 리더에 대한 신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