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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Mar 29. 2022

동기부여에 관한 흔한 착각 2/3

<세계적 학술지에서 찾은 직장생활 꿀팁>

이번엔 동기부여에 관한 착각 2편이다.


동기에 관한 흔한 착각 2. 목표가 분명해야 행동으로 옮기기 쉽다.


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가? 공부하는 목적이 없어서다. 왜 열심히 일하지 않는가? 일하는 목표가 분명치 않아서다. 우리는 분명한 목적과 목표가 필요하다. 목표만 분명히 제공된다면 행동에 옮기기 쉽다. 그래서 MBO(Management By Objectives, 목표에 의한 관리)와 SMART(Specific, Measurable, Attainable, Realistic, Timely)목표는 조직의 성과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과연 분명한 목적과 목표가 동기를 유발할까?

동기를 유발하고 관리할 수 있으려면 동기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동기는 행동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예를 들어, 점심 시간에 하는 당신이 하는 행동은 무엇인가? 밥을 먹으러 간다. 왜 밥을 먹는가?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배고픔은 행동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유기체로서 인간이 밥을 먹는 목적은 따로 있다. 생존이다. 밥을 먹는 목적은 분명 생존이지만 우리는 밥 먹으러 가면서 그 누구도 생존을 위해서 먹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배가 고프니 먹을 뿐이다.


사실 밥 먹는 행위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생존이라는 목적보다도 위에 음식물이 비었을 때의 불편한 느낌이 더 중요하다. 만약 불편함을 못 느낀다면 생존이라는 목적을 알고 있어도 자발적으로 밥을 먹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도파민에 취해 불편함을 못 느끼는 쥐는 바로 옆에 음식이 있어도 굶어 죽는다. 밥 먹는 행위를 이끌어내는 것은 목적이 아니라 느낌이다.


그렇다면 우리 조직은 어떠한가?


비전, 미션, 가치, 목표를 분명히 하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이어지는가? 조직에서 목적이나 목표만 가지고 구성원의 동기를 관리한다면 이는 마치 밥 먹는 행위에 생존을 강조하는 것과 같다. SMART하게 목표를 구성했다고 동기가 유발될까? 목적이나 목표가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이 아니다. 목적과 목표는 어떤 느낌을 동반해야 하고 동기를 관리하려면 느낌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동기를 알아차리는 것은 이 느낌이다.


정형외과 재활치료 환자 423명을 상대로 한 연구다. 이들은 모두 운동이 중요하고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운동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운동에 대해 생생한 느낌을 자주 떠올린 그룹이었다. 모든 환자들은 운동의 목적과 목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왜 운동을 바로 시작하지 못했을까? 느낌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운동에 대한 생생한 느낌을 떠올리게 만든 환자들은 운동을 시작할 동기가 생겼다. 인지적 목표가 정서적 느낌에 앞서는 경우도 있지만 일상적인 동기는 대부분 이처럼 느낌이다.


심리학은 동기를 유발하는 것은 목표가 아니라 느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느낌은 크게 긍정적 느낌과 부정적 느낌으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 일에 긍정적 느낌이 든다면 시도하려 들 것이고 부정적 느낌이 든다면 회피하려 들 것이다. 동기 유발 과정에서 긍정적 느낌과 부정적 느낌을 심리학에서는 접근(approach)동기와 회피(avoidance)동기로 정의한다.


접근 동기가 유발된 상태에서는 새롭게 얻을 수 있는 것(gain)에 주목할 것이고 회피 동기 상태라면 잃을 것(loss)에 더 주의가 집중될 것이다. 일을 성취와 성장의 기회로 생각하는 구성원들은 목표 달성, 칭찬, 격려, 보상 즉 새롭게 얻을 수 있는 이득(gain)이 동기를 유발하기 쉽다. 반면, 일을 마지 못해 하는 구성원들은 일이 잘못되면 받을 수 있는 불이익, 낭패감 등의 일을 잘못했을 때 잃을 수 있는 손실(loss)이 동기를 더욱 잘 유발한다. 그래서 의욕이 없는 직원들을 보상으로 동기부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때 더욱 강한 동기가 생겨난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국엔 어떤 동기를 유발해야 할까? 백신 접종률과 같은 지표는 높여야 할 지표고 병상 가동률은 낮춰야 할 지표다. 접종률을 높여야 할 때는 백신패스 등 백신을 맞고 더 좋아질 당근을 제시해야 접근동기가 유발되지만 병상가동률을 낮춰야 할 때는 사회적 활동을 멈추게 하는 회피동기를 자극해야 한다. 만약 병상 가동률을 낮추는 것과 같은 회피 동기가 필요한 시점에 영업시간 연장, 백신 패스 확대 등의 엇박자 정책이 나오게 되면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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