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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 출근 詩, poem 4

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by 심 취하다
그때 그 시절
새벽까지
쌩쌩하던


새벽까지

어울리던

대학시절


새벽까지

밤새우던

시험공부


새벽까지

잠못이룬

면접전날


새벽까지

기도하던

합격발표


새벽까지

야근하던

회계감사


새벽까지

지새우던

프로젝트


새벽까지

통화하던

연애시절


새벽까지

말다투던

결혼준비


새벽까지

잠재우던

갓난아이


새벽까지

뒤척이다

젊은시절

추억한다


누우면 바로 잠이 든다. 낯선 곳에서도 잘 잔다. 불편해도 잘 잔다.
'잘 자는 것도 복이다', '너는 잠이 오냐' 라는 부러움과 질책을 받고는 했다.

나이가 들어서 일까? 늦은 저녁에 마신 커피 때문일까? 새벽까지 뒤척였다. 내일 출근을 해야 하는데 걱정하며 애써 잠을 청한다. 잠 못 이루는 고통을 체험하며 잠 잘 자는 건 복이 맞다라고 인정하며 그동안 잘 잠듬에 감사했다.

새벽까지 뒤척이다, 새벽까지 쌩쌩하게 놀고 일하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이제는 밤 11시가 넘어가면 몸은 지구의 중력을 200% 느끼며 눈만 껌벅껌벅이고 있다. 새벽까지 친구들과 어울리던, 밤을 지새우며 일하던 열정을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든다.

'난 아직 젊다.'
새벽까지 밤새울 체력은 없지만,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일찍 시작할 수 있다. 뜨겁던 열정은 식었지만 미지근하게 오래 지속할 인내와 끈기가 있다. 새벽까지 뒤척이다 새벽을 맞이한다. 온 새벽 기운을 모아 출근 길. 출근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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