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정성껏 모아오다
한순간 흩어지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집중과 선택"
천연자원과 기술이 없던 해방기 대한민국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뭉쳐야 했다.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했다.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도 일꾼의 지침으로 남아있다.
20년의 직장생활을 하며 매번 마주하는 갈림길에서 선택해야 했고, 집중해야 했다. 뒤를 돌아보거나 가지 못한 길을 아쉬워할 여유는 없었다. 그렇게 달려왔다. 그렇게 남들보다 앞서 나갔건만, 성취감을 누리는 것은 잠시였다. 산 정상의 강한 바람으로 한순간 흩어졌다.
한순간에 흩어지는 것을 왜 이리 꽉 움켜쥐며 살아왔는지? 주위 동료들, 가족, 친구들과 함께 나누지 못하였는지? 후회가 밀려온다. 두 손 꼭 쥔 주먹에 힘을 푼다. 쌓아온 것을 스스로 흩트린다. 민들레 꽃씨가 멀리멀리 날아가듯, 멀리 흩어지길. 멀리 날아가길. 출근 길. 출근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