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언제든 이라며?
마음은 나몰라?
업무 메일의 끝에 관례적으로 마지막 한 줄을 적는다.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이 문구를 진실로 받아들여 퇴근 후 늦은 저녁, 출근 전 이른 아침에 전화를 해 본 적 있는가? 전화기 저 건네편에서 전해지는 상대의 당황한 목소리, 불편한 말투를 경험한 적 있다. 언제든 연락하라더니 그건 업무시간에만 한하여 유효한 것이 아닐까.
메일의 끝 부분을 쓰다 문득 이 문구가 신경쓰인다. 퇴근 후에도 전화를 받고 일을 할 거야? 출근 전 새벽에도 전화를 받을 마음이 있어? 고개를 젓는다. 문구를 지운다. 솔직해 지자. 형식적인 문장은 지우자.
좀 더 솔직한 나를 마주하며. 출근 길. 출근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