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회사를 이해하는 필수 동사

동사, 다시 생각하다.

by 심 취하다

알고 있는지 물어보는 게 아니다.

일을 동료에게 미루고 싶거나, 나는 모르겠고 네가 알아서 하라고 지시하거나, 마음 상한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는 직장인의 표현이라는 거 아시죠?


열정 일꾼이 신입 일꾼에게 말한다. '알지?'

; 가르쳐 줘야 알지! 내가 어떻게 알아.

얌체 일꾼이 숙련 일꾼에게 말한다. '알고 있지?'

; 네 일을 내가 왜 알아야 하니?

꼰대 일꾼이 열정 일꾼에게 말한다. '알잖아?'

; 내가 네 마음을 어떻게 알아?


직장사전_알다

1. 입사하기 전에 자격증이나 인턴 행위를 통하여 정보나 지식을 갖추다

2. 업무의 진행, 상태에 대해 의식이나 감각으로 깨닫거나 느끼다

3. 상사의 상태를 마음속으로 느끼거나 깨닫다

4. 주어진 업무를 어떻게 할지 스스로 파악하고 판단하다


국어사전_알다

1. 교육이나 경험, 사고 행위를 통하여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정보나 지식을 갖추다

2. 어떤 사실이나 존재, 상태에 대해 의식이나 감각으로 깨닫거나 느끼다

3. 심리적 상태를 마음속으로 느끼거나 깨닫다

4. 사람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 스스로 정하거나 판단하다




상품기획팀 열정 일꾼은 다음 달 신제품 런칭 행사 준비 중이다. 지난달 입사한 신입 일꾼에게 최근 1년 이내에 진행된 경쟁업체 오픈 행사 사례 조사를 부탁한다. 세부적인 가이드나 기존 참고 자료 없이 업무 지시를 받은 신입 일꾼은 멍하니 열정 일꾼을 올려본다. '경쟁 업체 어디로 정하면 될까요? 예전에 진행했던 참고 자료가 있을까요?' '신입님. 경영학과 나오지 않았어? 벤치마킹 알지? 알잖아. 예전에 학생 때 했던 거 생각하면 돼.'

신입 일꾼은 바삐 일하고 있는 열정 일꾼에게 더 이상 질문을 하지 못한다. '가르쳐 주셔야 알죠. 제가 어떻게 아냐고요!' 속으로 중얼거리며 인터넷과 사내 인트라넷을 뒤적인다.


주간업무보고 발표 중이다. 지난주 매출실적과 동일하다. 업데이트 안 된 것이다. 팀장 일꾼은 이 숫자가 맞냐며 다그친다. 이에 꼰대 일꾼은 열정 일꾼에게 화살을 돌린다. '열정 대리, 내가 어제 이 숫자 업데이트하라고 하지 않았어? 바로 수정해!' 열정 일꾼은 당황하며 '네? 네에 에 네에'라고 대답한다. 영업실적 자료 파트는 꼰대 일꾼의 업무이다. 열정 일꾼은 어제 퇴근 전에 재차 꼰대 일꾼에게 자료 업데이트를 당부했었다. 회의가 끝나자 꼰대 일꾼이 슬며시 다가와 속삭인다. '내 맘 알지? 그렇게 해야 회의가 빨리 끝나잖아. 팀장님도 잔소리 덜 하시고, 알지?'

'알긴 뭘 알아? 내가 네 맘을 어떻게 알아? 그리고 내가 왜 알아야 돼' 열정 일꾼은 마음속으로 소리치고 있다.


스타 일꾼이 얌체 일꾼에게 물류비 절감 방안 수립을 지시한다. 스타 일꾼이 자리를 떠나자 얌체 일꾼이 뒷자리에 앉아 있는 숙련 일꾼에게 말한다. '방금 상무님 말씀하시는 거 들었지? 알지? 매년 이맘때면 임원들 수익성 절감으로 쪼는 거. 검토해서 자료 넘겨줘. 잘 알잖아? 고마워!'

'네 일을 내가 어떻게 알아? 너한테 시켰잖아!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해!' 숙련 일꾼은 어떻게 할지 고민스럽다.




'알지?'라고 물어보면, 당당히 외치고 싶다.
'내가 알아야 하나요? 몰라요. 몰라!'


앞뒤 다 빼고 말한다. '알지', '알잖아', '알면서'. 알고 있냐고 물어보고 있는 당신! 당신은 알고 있나요? 알고 있으시면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내 마음도 모를 때가 많은데 어찌 네 마음을 내가 알겠습니까? 당신도 잘 모르는 일을 내가 또 어떻게 알겠습니까?

알지?라고 물어보는 당신! 당신이 모르는 일을 '알지?'로 얼렁뚱땅 남에게 미루지 마세요. 당신도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당신이 직접 지시받은 일을 제가 또 어떻게 알겠어요. 당신도 몰라서 일을 부탁하는 거라면 정중히 물어보세요. 나는 여기까지 이해했는데 이 부분은 잘 모르겠으니 도와 달라고 이야기하세요.


'알지?'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어떤 거요?'라고 슬쩍 모른척해 보는 거 어때요? '알잖아?'라고 누군가 일을 미룬다면 '알고 계신 거 같은데 설명 부탁드려요. 역시 선배 일꾼님이십니다!'라고 웃으며 대답해 보세요. '알고 있지?라고 얼렁뚱땅 넘어가려도 가면 '제 업무도 아닌데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몰라요!' 라도 당당히 말해요.


모르면 모른다고 대답하는 진실함, 상대방이 알아서 이해해 주길 바라지 말고 미안함을 표현하는 용기를 응원합니다.


'알지'라고 묻지 말고 '아는 걸' 이야기해 주세요!



일꾼의 분류 ★

스타 일꾼 : 직장인의 꽃은 임원?

장수 일꾼 : 정년까지 꽉 채우는 실속파

꼰대 일꾼 : 네가 뭘 안다고, 지시형

숙련 일꾼 : 합리적 판단과 경험. 추진형

열정 일꾼 : 인정받고 싶다. 성공추구형

얌체 일꾼 : 나만 아니면 돼. 배짱이형

신입 일꾼 : MZ라 규정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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