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필요한 논리성의 수준은?
예전 다른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 화두다. 그때는 아이와 부모의 대화에서 이를 다뤘다. 문득 직장에서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https://brunch.co.kr/@crispwatch/9
매일 두세개씩 있는 회의에서 누구는 승리(라는 말이 맞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들의 표정은 승전보를 울린 군인과 비슷하다.)하고 다른 누군가는 패한다. 과연 논리 때문일까?
회사에서 논리적이라 평가받는 사람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얼마전 읽은 빅데이터 관련 책 "모두 거짓말을 한다."의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살펴보기는 훌륭한 데이터 수집 방법이므로) 어쨌거나 나는 평소보다 눈과 귀를 더 열고 지냈다.
앞서 인용한 글에서 언급했던 특성은 유효했다. 많은 경우 그 대화를 종결한 사람이 의기양양했다. 대화의 마지막 발언을 했다는 것은 상대방은 소재가 고갈되었는데도 본인은 얘깃거리가 더 남았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서 그만큼 논리가 당당하거나 박학다식해서 근거 댈 것이 많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흥미로운 점은 다른 면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내용이 아니라 태도로써 상대방의 논리성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누군가 어떤 발언을 했을 때 일초도 지나기 전에 바로 반박을 하거나, 시종일관 차분한 말투를 유지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즉 상대에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을 논리성과 연관을 짓는 것이다.
물론 그 수준이 강하면 "고집있네."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차분한 말투로 조목조목 뜻을 밝히면 "논리적이네."라고 한다. 그 본질은 다른게 없는데도 말이다. 흥미롭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가 가슴에 담아야 할 점은 무엇일까? 우리 회사에서 논리적이라 평가받는 박대리가 알고보면 고집있는, 그렇지만 단지 차분한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아는 것? 진짜 논리학을 공부해서 제대로 회의를 내 독무대로 만드는 것?
아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이거다.
1. 내가 논리적(이성적)이라고 착각하고 자만하지 않는 것
2. 세상이 논리대로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
즉, 어쩌면 상대방은 논리가 모자라 회의때 발언을 먼저 멈춘 게 아니라 당신이 안쓰러웠거나 본인이 생각한 결과를 다 얻었거나(이 멤버들과는 무용한 회의다!라든지) 해서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에 담아 두면 좋다.
일견 섬뜩하다. 그러나 섬뜩함을 이겨내는 유일한 열쇠는 역시 겸손, 그리고 배려다. 진리는 단순하다. 그래서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