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째 글쓰기를 맞이하여.
내가 즐겨 사용하는 '통합교과적 사고'란 것은 풀어쓰면 단순하다. 각 요소들을 분해하고 그 중 연관이 있는 것들을 다시 묶어 보는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굳이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범주 새로 짓기(Re-categorize)' 정도라 할 수 있다.
이런 사고가 습관이 되면 일상적인 것도 이론처럼 구조화해서 볼 수 있어 좋다. 오늘은 브런치 100번째 글쓰기를 맞아 얼마 전부터 술자리 때마다 화두에 올라 온 것을 이론화 해 보려 한다.
이른바, "퇴사학"이다. 많은 이들이 이직을 염두에 두고 퇴사를 하니 "이직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일부 항목은 일을 하는 중간에 뭔가 준비하는 행위에도 접목할 수 있는바 "자격증론"이란 부제를 붙여 보았다. (그리고 미리 얘기 하지만, 대개의 이론이 그러하듯 일반적일 것이다.=별 거 없다는 뜻이다.)
퇴사나 이직을 준비하는 이를 위한 이론을 정립하려면 가정이 필요하다. 이번 가정은 독특한테, '당장 내년에 일을 그만 두게 된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할까?'라는 고민을 하는 어떤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로써 미래에 닥칠 (혹은 자발적으로 행할) 일들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집중할 수 있다. * 헷징(Hedging)과 놀랍도록 유사한 발상이다.
자, 당장 내년에 신변의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내가 생각하는 요소는 다음 다섯 가지다.
1. 커리어패스
2. 평판
3. 체력
4. 지력
5. 지속성
지금부터 그 상세를 들여다 보겠다. 만약 지금 어떤 자격증을 공부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정도라면 1번과 4번만 보면 된다.
퇴사나 이직은 개인과 한 가정의 신변에 가장 큰 변화를 불러오는 사건 중 하나다. 특히 어느 분야에서 5년 정도를 보낸 사람이라면 이직 시장에 뛰어 든 순간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나가겠다는 의사표명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만약 그 사람이 회사에 계속 다니고 있었다면야 다른 부서로 옮기면서 커리어 방향을 조금은 바꿀 수 있지만 회사를 나가는 순간 그 기회는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이직 시장에서 구직자를 찾는 기업은 그 사람이 어떤 분야에 빠르게 적응해서 회사가 가진 문제를 풀어주길 바란다. 새로운 업무에 대한 것이라면, 그 분야의 경력직을 찾거나 자기 회사 신입사원을 키우는게 시간 또는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그러므로 퇴사나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은 커리어패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내 명함에 박아두고 내가 이분야의 전문가라는 것을 보이고 싶은지, 아니면 이 업무를 하는 동안 노느니 연관된 자격증이나 따자며 공부하는 건지에 따라 투입하는 노력의 수준과 결과물이 주는 가치가 달라진다.
이직 시장은 생각보다 작다. 여의도 금융권이든, 대기업 동종업무인들이든, 현장 기술직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심지어 그 분야에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이들 간에 네트워크가 있어 그들 사이에 소문이 도는 경우도 있다. 헤드헌터들이 가진 데이터들도 크게 보면 평판이다.
앞서 말했듯 이직이란 것은 커리어패스가 정해지는 것과 유사하므로 저 평판 시장을 무사통과해야만 이직이 장기적으로도 유리해 진다.
특히 본인의 뜻과 관계없이 회사문을 나서야 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이 부분이 중요하다. 위기의 순간 보여주는 마음가짐이 주는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그리고 그 영향은 언제 어떤 형태로 내게 다시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
체력은 모든 일의 근본이다. 하지만 본인이 원했든 그러지 않았든 변화라는 것은 그 자체로 사람을 힘들게 만든다. 평일 낮에 돌아다니는게 마냥 좋을 것 같은가? 외근이나 휴가로만 돌아다니던 때와 많은 것이 달라진다.
그런 변화 속에서 스트레스를 이겨내려면 체력이 필요하다. 건강한 몸이 정신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우울할 때 일부러 방바닥을 떨치고 일어나 동네를 몇바퀴 뛰고서 상쾌함을 느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미래에 변화를 예상한다면 운동을 해야한다. 만약 공백기가 커질 것 같다면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공간(동네 체육시설)이나 운동(맨몸운동)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져 오랜만에 상/하편으로 구성해 본다. 4,5번은 다음에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