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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Mar 27. 2018

계단식 성장론

성장 곡선은 1차 함수가 아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재미난 점이 하나 있다. 들어 올릴 수 있는 덤벨의 무게를 늘리는 과정이 선형이 아닌 것이다. 12KG짜리 덤벨을 10개 들다가 30개를 들 수 있는 수준까지 되었다고 해도 15KG짜리 덤벨을 잡는 것은 전혀 별개다. 12KG에 얼마나 익숙해졌든 상관없이 다시 1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1개가 6개가 되고 8개를 넘어 12개가 되면 비로소 내 무게가 된다. 18KG으로 올릴 때도 마찬가지다. 다시 1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선형이 아니라 계단식이다.


학창 시절에 읽었던, 장승수 씨가 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에서도 유사한 얘기가 나왔다. 성적도 계단식으로 오른다는 내용이었다.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사회 교과서가 총 10단원이 있다고 치자. 내가 사회 과목에서 늘 80점을 받는다면 어떤 단원에서도 80%의 적중률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1단원부터 10단원까지 읽기를 반복해서 모든 단원의 적중률을 90%로 올리기 전까지 내 성적은 여전히 80점 안팎을 오갈 것이다. 전체 단원의 적중률이 90%가 되는 순간 비로소 내 사회 점수는 90점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된다. 1단원부터 10단원까지 다시 아우르는 시간, 즉 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까지 점수는 평행선이다. 그 이후 90점으로 점프한다. 계단식 성장이다.


운동이든 학업이든, 나아가 회사에서의 일이든 끈기와 참을성을 강조하는 글들이 많다. 악습과 어려움, 지겨움을 무조건 이겨내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되레 계단식으로 상승하기 전 평행선을 버텨내라는 한시적 인내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물론 이런 사실을 머리로 이해하더라도 가슴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삶의 영역에선 사회 교과서처럼 10단원이라고 그 끝이 정해진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아니, 설사 학업으로 치더라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공부할 범위는 사회 교과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어, 수학, 과학 등등 그 숱한 과목 수를 생각하면 끝이 정해진 분야라고 하더라도 참아내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한 걸음씩 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습관을 강조하고, 현재에 집중하라는 말이 주는 설득력이 크다. 그 끝은 나도/너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한걸음 한걸음, 하루하루 하다 보면 어느샌가 다음 계단으로 점프를 하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로렐라이를 찾아야 한다. 매일의 한걸음을 내딛게 하는 그 원동력, 목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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