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복습하다

by 띤떵훈


내 아침은 루틴화 됐다. 새벽에 4시 즈음 깨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오디오북이나 교양 채널을 틀어두고 다시 잠을 청한다. 오늘은 웅진 회장의 인터뷰였다. 웅진이란 기업은 알고 있었지만, 회장을 본 적은 처음이었다. 그는 영상에서 삶의 태도와 시행착오 경험을 공유했다. 그가 삶에서 얻은 깨달음은 이렇다. 된다고 믿고 일단 해보는 것, 멈추지 않는 것, 세상의 흐름을 신뢰하는 것. 올해 중순에 들었던 리처드 와이즈먼의 ‘행운의 법칙’ 요약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다른 소스에서 얻게 된 가르침이 서로를 부른다. 통찰은 이어진다.



행운의 법칙은 책을 직접 읽지 못한 채 요약본으로만 배웠다. 절판된 탓도 있고, 원서를 사는 비용과 독해 문제가 있다. 여러 이유가 겹쳐 주석본 학습으로 갈음했다. 다만 주석본은 빨리 끝나는 만큼 기억에서 빠르게 사라지는 단점이 있다. 금방 얻은 정보는 금방 빠져나가는 법이다. 그래서 복습이 필요했다.



아침 러닝을 하며 30분짜리 요약을 다시 들었다. 배속을 올리니 실제 시간은 더 짧았다. 들으면서 ‘맞아, 이런 내용이 있었지’ 같은 감각이 되살아났다. 복습은 내용 자체보다도 관계를 회복하는 일에 가까웠다. 기억은 금세 희미해지지만, 감각은 쉽게 돌아온다.



행운의 법칙은 네 가지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행운의 빈도를 올려라.

직관을 길러라.

긍정적으로 사고하라.

불행을 행운으로 고쳐 써라.


이 네 가지는 따로 읽으면 단순하지만, 함께 보면 하나의 흐름이다.



첫째, 행운은 경험과 사람에서 온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행운이 끼어들 구멍이 없다. 사람 열 명을 만나 귀인 한 명을 얻는다면, 스무 명을 만나면 두 명을 얻는다. 새로운 시도를 열 번 할 때 한 번의 성공이 온다면, 스무 번 하면 두 번 온다. 행운은 때로 비례식처럼 작동한다.



둘째, 직관을 믿는 일이다. 사람을 계산적으로 만나면 볼 수 있는 면이 제한된다.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만 집중하면 시야가 좁아진다. 열린 태도로 사람을 대하고, 호의를 갖고 이야기를 듣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가치를 발견한다. 경험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얻겠다는 목적 없이 열어두면 의외의 곳에서 연결점이 생긴다. 책에서 말하길 인생을 바꾸는 행운은 대체로 넓고 얕은 관계에서 온다고 했다. 이해가 되는 말이다.



행운을 도식으로 단순화하면 더 명확하다. 첫째 법칙은 분자를 늘리고, 둘째 법칙은 분모를 줄인다. 1/10이 2/10이 되고, 2/10이 2/5가 된다. 행운은 네 배로 뛴다.



셋째, 좋은 생각을 한다는 것은 긍정의 문제를 넘어서 행동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부정적 사고가 깊어지면 사람은 새로운 도전을 반복할 수 없다. 그러면 다시 첫째 법칙이 무너진다. 내키지 않는 만남을 억지로 이어갈 수도 없고, 몸이 반응하지 않는 활동을 오래 붙잡을 수도 없다.



넷째, 실패를 실패로 두지 않는 일이다. 뇌과학에서 말하는 하베눌라는 부정적 예측을 담당한다. 실패를 크게 받아들일수록 하베눌라는 더 활성화되고, 동기 자체를 꺼뜨린다. 실패를 과정으로 재정의하면 하베눌라는 자극을 잃는다. 행운의 네 번째 법칙이 뇌과학에서도 근거를 갖는 순간이다.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나니 최근 나의 행동이 떠올랐다. 행운을 불러들이는 구조를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가. 적당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60점을 노리는 인간이고, 이번에도 60점 이상의 점수를 준다.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결과다.



다만 앞으로의 일상에 작은 조정은 가능하다. 행운은 노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노력이 닿을 자리를 비워두는 쪽에 가깝다. 너머의 일은 대체로 알아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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