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랍스터>에 대한 감상과 질문들.
※ 스포일러 있음.
※ 2024년 04월 07일 독서모임에서 진행.
※ 작성자는 본인.
※ 혹시나 해당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셔야 할 경우에 이를 참고하시기를.
Introduction
<송곳니> <킬링 디어>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가여운 것들> 등의 고유성 가득한 작품들을 만들어낸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랍스터>는 극도로 작위적인 설정들 가운데 사랑과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 다니는 가련한 한 남자의 모험을 다룬 염세적이고도 냉소적인 야심작입니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자신이 소개하는 세계관을 거의 모든 사람들이 큰 거부감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영화를 설계하지만 이 탁월한 예술가는 지나칠 정도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오직 그만이 창조해 낼 수 있는 이야기를 관객에게 타협 없이 선사합니다.
현실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기존의 여러 틀들을 철저히 부순 후 온갖 부조리한 것들로 그 비워진 부분을 가득 채워 결국 기이하게 뒤틀린 채로 축조된 어떤 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우화적 영화를 통해 우리는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불편함과 기묘함을 받아들이는 것에 더하여 인류가 여태껏 체험해 온 여러 본질적 딜레마들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 볼 기회를 얻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위치하는 배우들은 몹시나 건조하고도 가라앉은 형태로 자신의 배역을 연기하기에 이를 보는 이들은 마치 정교하게 짜인 윤리적 실험 환경 속에서 펼쳐지는 위험하고도 자극적인 인형극을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무척이나 뻔뻔하고도 불쾌하며 우스꽝스러운 상황들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관객의 입장에서 가만히 응시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고 어느 장면에서는 헛웃음을 터뜨리게 되며 어느 지점에서는 그 기괴한 창의성에 납작 엎드려 감탄이 섞인 한숨을 나지막이 내뱉게 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것이라 감히 예상합니다.
우리들에게 숨 돌릴만한 틈을 전혀 허용하지 않음과 동시에 극 중의 인물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이 논쟁적인 작품에 대한 서로의 솔직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어 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Q&A_뜨거움 표시된 질문들 위주 진행
♨1. <더 랍스터>에 대한 감상을 말한다면? 별 다섯 개를 만점으로 하여 별점을 준다면?
♨2. 극한의 독창성이 발휘된 설정과 표현이 영화 속에 가득한데 이들 중 가장 흥미로운/불쾌했던 설정이나 표현은 무엇인지?
3. 개인의 모호성과 다양성을 배척하고 집단의 교육성과 강제성을 추구하는 영화 속 시스템이 어느 정도 반영된 예능 프로그램이 만약 존재한다면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거나 다수의 커플들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4. 영화 속 짝맺음의 조건이며 가장 중요한 설정이자 서사의 진행을 추동하는 연인 간 공통점의 필요에 대해 동의하는지?
♨5. 부담스러울 만큼 자신에게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비스킷 중독 여인을 거부하고 비정상적인 가치관을 지닌 냉혹한 여인에게 매력을 느낀 주인공의 심리가 이해되는지? 강자의 자리에서 연애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스스로 약자가 되려는 그의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6. 주인공과의 싸움에서 진 냉혹한 여인은 결국 그 누구도 되려 하지 않으려는 동물이 되고 마는데 과연 이는 어떤 동물이라고 상상하는지?
♨7. 호텔에서 도망쳐 나온 주인공이 합류하게 된 숲 속 솔로 무리는 커플 간 육체적 접촉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자세를 취하는데 만약 스킨십을 지양하는 플라토닉 러브가 연애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로 기능하는 사회가 도래한다면 개인이 인격적으로 더욱 성숙해질 것이라 생각하는지?
♨8. 사랑을 찾아야 하는 공간에서는 진정한 짝을 찾지 못했던 주인공이 사랑이 금지된 곳에서 비로소 자신과 같은 근시를 지닌 여인을 찾게 된 것이 상당히 역설적인데 연애 혹은 연애 이외의 여러 영역들에서 본인에게도 이와 유사한 경험이 있는지?
♨9. 호텔 속에서 짝과 함께 추는 블루스와 숲 속에서 각자 즐기는 일렉트로닉의 대비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오는데 결혼이 주는 행복의 성취와 독신이 주는 불행의 회피 중 어느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지?
10. 솔로 무리가 커플들을 해체시키려 고투하는 장면이 몹시 흥미로운데 주인공의 친구가 억지로 코피를 흘리는 것을 그 상대에게 들키게 된 것처럼 만약 본인의 연인이 여러분과의 공통점을 만들어내기 위해 거짓 모습을 보인 것을 알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지?
11. 같은 노래를 동시에 서로 다른 이어폰을 통해 듣는 남주와 여주의 모습이 아름다우면서도 어딘가 기묘한 느낌을 주는데 누군가와 같은 시기 속에서 유사한 사건을 경험해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것을 알게 되어 이에 따른 강렬한 공감을 바탕으로 그자와 사랑에 빠진 이후에도 그 사람과 자신이 마주할 삶의 모습들이 서로 비슷해야 그 관계가 오래 유지될 것이라 생각하는지?
12. 솔로 무리의 강인한 대장마저도 자신의 가족 앞에서는 문제없이 잘 살고 있는 척 연기하는 장면에서 명절 기간에만 마주치는 친척 어르신들이 결혼적령기를 맞은 젊은이에게 난처한 질문들을 던지는 것이 연상되었는데 이러한 상황 또는 이와 유사한 순간들에 대처하는 여러분만의 효과적인 방법이 있는지?
13. 호텔과 숲 속 모두 이들을 구성하는 시스템은 그에 반하는 대상들의 육체를 변형시키거나 훼손시킬 뿐 직접적으로 그들을 죽이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데 살인과 신체적 변형/훼손 중 무엇이 더 개인으로 하여금 비정상적이며 악랄한 체계를 따르도록 만든다고 생각하는지?
♨14. 무사히 숲 속을 탈출하게 된 남주와 여주는 도심 속 식당에서 간단한 대화를 한 뒤 남주는 스스로의 눈을 찌르려 하고 여주는 그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영화가 끝나는데 결국 남주는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이라 예상하는지?
15. 만약 영화 속 세계에 들어가 변하게 될 동물을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이 되고 싶은지?
16. 영화에 대해 더 나누고 싶은 점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