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텃밭이 있다. 텃밭에서 자라나는 작물들을 보고 있으면 '흐뭇흐뭇'하다. 관심을 많이 주지 않았는데도 잘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대견하다. 오늘은 퇴근 후 텃밭을 잠시 들렸다. 점심에 구청에서 로즈메리 화분 무료 나눔 행사를 진행했는데, 집에선 키울 자신이 없고 밭에서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해 옮겨 심었다.
이후 밭으로 눈을 돌렸는데, 이게 무엇을 심었는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풀들이 많이 자랐다. 부모님들은 풀을 보고 "제초작업을 하던지, 약을 뿌리든지 어떻게 해보라고" 말하지만 난 그대로 내버려 둔다.
귀찮은 것보다는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게 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난 사람이 풀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자체가 말이 안 되고 사람의 이기적인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더 잘 먹고, 얼마나 더 많이 수확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노력과 돈을 쏟아붓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또 인간의 과한 욕심 때문에 땅도 죽고, 우리들 역시 농약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풀 숲에서 만난 고추는 참 매력적이다. 그 자태는 숨길 수가 없다. 난 손을 내밀어 고추를 한 움큼 땄다. 다음은 미니 단호박, 작년에 단호박을 심고 거두지 않았는데, 그 단호박 씨가 다시 땅에 뿌려져 싹이 나고 사진처럼 무성해졌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생명의 힘은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추운 겨울을 지내고 나 후 봄이 되고 여름이 다가오자 살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집에서 고추 4개를 흐르는 물에 씻고 먹어 봤다. 고추가 이렇게 향긋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트에서 산 고추보다 향과 맛이 일품이었다. 오이 모종 2개를 심었는데, 벌써 오이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보자마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처럼 밭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밭은 나를 즐겁게 한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