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내 집 좀 사서 올께 - 3. 법무사가 뭐죠?

by 릴리

** 이 글을 빌어 이 글에 등장하시는 미니미멘토님과 그의 와이프님께 무한감사를 뿅뿅뿅 날리는 바입니다.

** 비꿍이 : 저의 남편입니다.


photo-1561414927-6d86591d0c4f.jpg?type=w1 © joshappel, 출처 Unsplash


다행이었다. 일은 내가 저질렀지만 비꿍이는 어째 돈을 구해왔다. 그때까지 우리는 대출이 있으면 죽는 줄 알았고 이자는 세상에서 제일 아까운 돈이었다. 그런들 어쩌리. 난 이미 계약서 싸인을 했고, 없는 돈을 만들어서라도 잔금을 쳐야하는데.


미니미멘토님은 찰떡같은 대출상담사 아저씨를 소개시켜주셨고, 우리 비꿍이는 그 상담사 아저씨를 만나 '돈'을 가져왔다. (그땐 우리가 어리석었다. 대출을 왜 무서워했던 것인지)


자자. 돈은 준비되었고 이제 그 날에만 가면 된다. 무슨 날? 잔금날이지 뭐. 어차피 전세가 맞춰져 있는 집이었으니 돈만 제때 잘 갖고 가면 됐다. 그래.... 돈만 잘 갖고 가면 될 줄 알았다. 돈은 준비됐으니...


그런데 잔금 이틑 전. 미니미멘토님에게 연락이 온다.


"법무사는 어째하기로 했어요? 얼마로 맞췄어요?"

으잉? 네?????

법무사가 뭐죠?

법무사는 부동산에서 알아서 구해주는 사람 아닌가요? 제가 구해야하나요?

그냥 돈만 갖다주면 끝나는거 아녀요?


흠... 책에서는 법무사 얘기가 나온 적이 없었는데.

그냥 책에서는 언제 어디에 사라고만 했지 그 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준 적이 없었는데!!!! 법무사가 왜 필요한거지? 왜 책에 없던 거야!!


멘붕이 따로 없다. 생각해보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집도 남편이 계약했고, 셀프등기 했고, 전세로 살 때에도 계약현장에는 남편이 가 있었지, 난 한번도 부동산에 간 적이 없었다. 그런데 무턱대고 가서 집을 사왔으니. 뭘 알턱이 있나.

그제서야 부동산에 전화를 해봤다. 이미 난 찌그러졌다. 안그래도 소심한 내가,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엄마아빠 뒤에 숨었었고, 남편 뒤에 숨었는데 이건 하필 단독명의다. 그것도 내가 가서 계약서 쓰고 왔는데. 남편더러 시키려고 하니 좀.. 민망하다. 계약서 쓰고 남편이 돈 빌려올 때까지만 해도 의기양양했는데, 이제는 더 갈 곳이 없다. 부동산에


"저..... 제 계약할 때 말예요. 법무사비는 얼마에요?"

"저희가 알아서 섭외할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그날 오시면 됩니다."

"네.."


소심의 극치다. 결국 얼마인지 듣지도 못하고 그냥 그날 부동산에 돈 갖고 가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손톱 뜯는 습관이 없었는데, 이젠 손톱을 뜯고 싶었다.


미니미멘토님에게서 전화가 온다.

"얼마래요?"


아......... 소심함... 법무사비는 모르고.. 큰일이네....


to be continued.


이전 02화자기야 내 집 좀 사서 올께. - 2. 돈 좀 있나?